자동차 배터리 공장에서 노동자들에게 '비타민 주사'라고 설명하며 체내 중금속을 배출하는 주사를 반복 투약한 사실이 드러나, 이재명 대통령이 10월 12일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 주사는 이름만으로 성분과 목적을 알 수 없고, 환자에게는 맞기 전 설명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성분과 용도를 묻고 기록을 확인하며, 이상하다고 느낄 때 상담할 곳을 알아두면 된다.

최근 드러난 사건이 이 문제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자동차 배터리를 만드는 DN오토모티브의 현장 노동자들이 건강검진을 앞두고 '비타민 주사'라는 설명과 함께 주사를 맞았는데, 실제로는 체내 중금속을 배출하는 '킬레이션' 주사였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10월 12일 유해물질 노출 실태와 주사 투약 경위, 검진 결과 은폐 여부를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했고, 대통령실은 이를 중대한 인권 침해로 규정했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올해 4월 현장 조사에서 68건의 법 위반을 적발해 과태료 4620만 원을 부과했다. 작업장 납 농도는 기준치의 최고 5배였다. 이 사건의 핵심은 '비타민 주사'라는 말만으로는 무엇이 몸에 들어가는지 알 수 없었다는 데 있다. 특수한 사례처럼 보이지만, 수액이나 주사를 권유받는 일상적인 상황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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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를 권유받으면 맞기 전에 네 가지를 확인하는 게 좋다. 무슨 성분인지, 왜 맞아야 하는지,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지금 꼭 필요한지다.
이건 과한 요구가 아니라 환자의 권리에 가깝다. 의료법 제24조의2는 생명이나 신체에 중대한 위해가 우려되는 수술·수혈·전신마취의 경우 의사가 진단명과 방법, 예상되는 부작용 등을 설명하고 동의를 받도록 정하고 있다. 주사제는 이 조항에 직접 열거돼 있지 않다. 그러나 대법원은 침습적 행위가 따르거나 중대한 결과가 예상되는 의료행위라면 단계마다 설명의무가 있다고 봐 왔고, 그 설명을 실제로 했는지 증명할 책임은 의사에게 있다고 판시했다. 주사와 투약에도 설명의무가 인정될 수 있다는 뜻이다.
물어보는 것이 의료진을 불신하는 행동은 아니다. 대부분의 진료에서는 짧은 설명으로 끝나고, 그 과정 자체가 안전장치가 된다.
설명을 들었다면 그 내용이 기록에 남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처방 내용과 투약 기록, 동의서에는 어떤 약을 왜 썼는지가 적힌다. 나중에 성분이나 용도를 다시 확인하고 싶을 때 근거가 되는 자료다.
주의할 점은 인쇄된 설명서를 건네고 서명만 받는 방식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런 형식적 절차만으로는 설명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견해가 많다. 서명을 요청받으면 무엇에 동의하는 것인지 먼저 읽고 묻는 편이 안전하다. 특히 검진이나 시술을 앞두고 급하게 권유받는 주사라면, 그 자리에서 목적을 한 번 더 확인할 가치가 있다.
설명을 들어도 납득이 안 되거나, 맞은 뒤 예상치 못한 증상이 생겼다면 혼자 넘기지 않는 게 좋다.
의약품을 맞은 뒤 이상 반응이 나타났다면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이나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이상사례를 보고할 수 있다. 진료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되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상담과 조정을 신청할 수 있는데, 이 기관은 의료분쟁조정중재법에 따라 전화·방문·온라인으로 상담을 제공한다. 소비자 피해 성격이 강하면 한국소비자원도 창구가 된다. 다만 같은 사안을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먼저 신청하면 조정중재원 신청은 각하되므로, 어느 창구를 쓸지는 미리 정하는 게 좋다.
정확한 연락처는 각 기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증상과 날짜, 맞은 주사에 대해 들은 설명을 메모로 남겨두는 것이다. 기록이 있어야 상담도 조사도 출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