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만 명을 분석한 국내 연구에서 지방간 지수가 높은 집단의 치매 위험이 유의하게 높게 나오면서, 간과 대사 건강이 뇌 연구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다만 이는 연관성을 보여주는 관찰 연구일 뿐 간을 관리하면 치매를 막는다는 증거는 아니다. 40~60대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대사 지표 검진과 운동·근육 관리를 우선순위에 두는 것이다.

최근 치매와 노화 연구에서 간과 대사 건강이 자주 언급된다. 보라매병원과 서울대병원 공동 연구팀이 60세 이상 약 60만 명의 건강검진 데이터를 분석했더니, 지방간 지수(FLI)가 가장 높은 집단에서 치매 위험이 유의하게 높았다. 반대로 지수가 가장 낮은 집단은 중간 집단보다 위험이 낮았다.
연구팀은 간 기능이 떨어지면 베타 아밀로이드 축적을 막는 데 관여하는 단백질(LRP1) 생성이 줄어드는 것을 한 가지 경로로 추정했다. 베타 아밀로이드는 알츠하이머의 주요 원인 물질로, 증상이 나타나기 10~20년 전부터 뇌에 쌓이기 시작한다. 간과 뇌가 대사라는 통로로 이어져 있다는 가설이다.

Bryce Carithers
여기서 멈추면 '지방간을 없애면 치매를 막는다'로 읽기 쉽지만, 연구는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미국 웨스턴미시간대와 예일대 연구팀이 50세 이상 대사이상 지방간 환자 7만여 명을 5년간 추적했더니, 뜻밖의 결과가 나왔다. 비만이 아닌 군의 인지장애 발생률이 2.9%로 비만군 2.6%보다 오히려 조금 높았다.
절대 차이는 0.3%포인트에 그쳤고, 알츠하이머나 전체 치매에서는 두 집단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치매 전 단계에서 체중이 몇 년에 걸쳐 줄어드는 경우가 흔하다는 점을 들어, 지방간 자체보다 체형과 체중 변화가 더 얽혀 있을 수 있다고 봤다. 스스로도 이 결과만으로 선별검사나 치료 전략을 바꿀 근거는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두 연구가 공통으로 말하는 것은 이것이다. 간·대사 건강과 뇌 사이에 연관은 보이지만, 관찰 연구라 어느 쪽이 원인인지 단정할 수 없다. 연관성과 인과관계는 다르다.
그래서 40~60대가 할 일은 신약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이미 알려진 지표를 챙기는 쪽이다. 순서가 있다.
먼저 대사 지표다. 공복혈당, 혈압,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 허리둘레를 함께 본다. 이 항목들이 겹쳐 올라가면 대사증후군 신호이고, 여러 치매 연구가 공통으로 지목한 위험 요인과 맞닿는다. 다음이 간이다. 간기능 수치(AST, ALT, 감마GTP)와 복부 초음파로 지방간 여부를 확인한다. 인지 기능 검사는 순서가 뒤다. 기억력 저하 같은 의심 증상이 있을 때 전문의 평가를 받는 것이지, 증상 없이 받는 뇌 검사가 먼저는 아니다.
습관에도 우선순위가 있다. 1순위는 규칙적인 신체활동과 근력 운동이다. 근육은 30대 이후 매년 0.5~1%씩 줄고, 폐경 이후에는 지방이 복부로 몰리기 쉽다. 팔다리는 가늘어도 배만 나오는 마른비만 역시 근육 부족과 대사 위험을 함께 안는다. 유산소와 근력을 병행해 근육량을 지키는 것이 대사와 뇌 양쪽에 걸친다.
2순위는 식사와 음주다. 과식과 단순당, 과도한 음주를 줄이면 지방간과 대사 지표가 함께 움직인다. 3순위는 자주 놓치는 영역이다. 2024년 란셋 치매 예방 보고서는 청력과 시력 저하를 방치하지 말고, 우울증을 치료하며 사회적 관계와 인지활동을 유지하라고 짚었다. 간 관리에만 매달리느라 이쪽을 비워두면 균형이 맞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전제를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다. 지방간과 대사 지표를 개선하는 것은 그 자체로 건강에 이로운 일이지만, 그렇게 하면 치매를 예방한다고 확정된 것은 아니다. 연구는 위험이 높은 집단과 낮은 집단을 비교해 연관을 보여줬을 뿐이다.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등장했다는 소식도 대상과 효과가 제한적이라, 생활 관리의 대체물로 기대하긴 이르다. 연구 결과는 방향을 알려주는 지도이지 처방전이 아니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검진으로 내 대사 상태를 확인하고, 운동과 식사부터 순서대로 손대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