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국내 매독 환자는 2,790명으로 신고 체계 도입 이후 가장 많았고, 20·30대가 58.6%, 남성이 78%를 차지했다. 1기 매독의 궤양은 통증이 없고 저절로 사라져 놓치기 쉬운 데다, 증상 없는 잠복 매독이 전체의 절반 가까이라 감염 여부는 검사로만 확인된다. 노출이 걱정된다면 증상을 기다리지 말고 검사 시기를 계산해 보건소나 의료기관에서 검사받는 것이 다음 행동이다.
성접촉 뒤 성기나 입, 항문 주변에 단단하고 둥근 궤양이 생겼는데 아프지 않다면 매독 1기를 의심할 수 있다. 매독균에 감염되면 평균 21일, 짧게는 10일에서 길게는 90일의 잠복기를 거쳐 감염 부위에 궤양이 나타난다. 통증이 없어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고, 치료하지 않아도 궤양이 저절로 사라진다는 점이 문제다.
궤양이 사라졌다고 나은 것이 아니다. 균은 몸에 남아 다음 단계로 진행한다. 감염 후 몇 주에서 몇 달 사이에는 손바닥·발바닥을 포함한 온몸에 발진이 돋는 2기로 넘어가기도 한다. 여기서도 방치하면 균은 잠복 상태로 들어간다.
감염이 20·30대에 몰려 있다는 점도 알아둘 만하다. 질병관리청 집계로 2024년 국내 매독 환자는 2,790명, 인구 10만 명당 5.4명으로 신고 체계가 가동된 이후 가장 많았다. 이 가운데 20대가 853명, 30대가 783명으로 둘을 합치면 58.6%다. 남성이 2,177명으로 78%를 차지했고, 발생률로 보면 남성이 여성의 약 3.5배다.

Jinshu Pulpatta
매독에서 가장 흔한 형태는 겉으로 아무 증상이 없는 경우다. 2024년 환자를 병기별로 나누면 증상 없이 혈액 검사로만 확인되는 조기 잠복 매독이 1,220명, 43.7%로 가장 많았다. 1기 매독은 35.2%였다. 다시 말해 '증상이 없으니 괜찮다'는 판단은 절반 가까운 경우에 들어맞지 않는다.
그래서 판단 기준은 증상 유무가 아니라 노출 여부다. 콘돔 없이 새로운 상대와 성접촉을 했거나 상대의 감염이 확인됐다면, 증상이 없어도 검사 대상이다. 증상이 잦아들었다는 것과 치료됐다는 것은 다르며, 방치하면 시간이 지나 심장이나 신경을 포함한 여러 장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검사 시점에는 요령이 있다. 매독 항체 검사는 감염 직후 2~4주 동안은 아직 음성으로 나올 수 있고, 대체로 감염 후 2주에서 12주 사이에 양성으로 바뀐다. 노출이 걱정된다고 바로 다음 날 검사하면 감염됐더라도 음성이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노출 시점에서 최소 3~4주쯤 지난 뒤 검사하는 편이 낫고, 이때 음성이더라도 걱정되는 노출이라면 몇 주 뒤 한 번 더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가장 부담이 적은 곳은 보건소다. 전국 대부분의 보건소에서 매독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고, 남성은 매독과 함께 임질, 에이즈 검사를 같이 받을 수 있다. 절차는 접수 후 채혈해 검사하는 방식이고, 결과는 대체로 4일 정도 걸린다. 다만 매독 검사는 신분증이 필요해 익명으로는 받기 어렵다. 이름을 밝히지 않고 받고 싶다면 익명이 가능한 HIV 검사와는 조건이 다르다는 점을 미리 알아두는 게 좋다.
빠른 결과나 진료가 함께 필요하면 비뇨의학과·산부인과 등 의료기관에서 검사받는 방법도 있다. 이 경우 비용은 들지만 확진 시 곧바로 치료로 이어진다는 장점이 있다. 매독은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가 잘 되는 감염병이라 발견 시점이 중요하다.
정리하면 이렇다. 걱정되는 노출이 있었다면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노출 후 3~4주를 넘긴 시점에 보건소나 의료기관에서 검사를 잡는다. 궤양이 사라졌더라도, 아무 증상이 없더라도 마찬가지다. 확인하지 않고 넘어가는 동안 감염은 조용히 진행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