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중 쓰러짐의 원인은 35세를 경계로 선천성 심장질환과 관상동맥병으로 갈린다. 많은 사람이 쓰러지기 전까지 아무 증상을 못 느끼기 때문에, 첫 대회를 앞뒀다면 무증상이어도 문진과 심전도 정도의 기본 점검은 받는 편이 안전하다. 운동 중 흉통·실신·호흡곤란이나 조기 급사 가족력이 있었다면 대회 준비보다 심장내과 진료를 먼저 거쳐야 한다.
10월 11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서울레이스(서울달리기) 대회에서 한 아마추어 러너가 달리던 중 쓰러져 숨졌다. 약 1만 2000명이 참가한 대회였고, 사망 원인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마라톤 중 참가자가 쓰러지는 상황에서 가장 먼저 의심하는 것이 심장 문제다.
운동 중 의식을 잃는 원인은 나이에 따라 성격이 다르다. 35세 미만에서는 본인도 모르던 선천적·유전적 심장질환이 대부분이다. 가장 흔한 것은 심장 근육이 두꺼워지는 비대성 심근병증이고, 그 밖에 긴 QT 증후군 같은 부정맥 질환, 대동맥판 협착, 관상동맥의 선천적 결함이 있다. 평소 아무 증상이 없다가 격렬한 운동이 방아쇠가 되어 처음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35세를 넘기면 그림이 바뀐다. 이 나이대의 운동 중 급사는 주로 관상동맥병이 원인이다. 동맥경화로 심장에 피를 공급하는 혈관이 좁아진 상태에서, 과격한 달리기가 급성 심근경색을 유발하는 식이다. 고혈압·당뇨·고지혈증이 겹쳐 있다면 위험은 더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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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많은 사람이 쓰러지기 전까지 아무 신호를 못 느낀다는 점이다. 그래서 첫 대회를 앞두고 있다면 평소 괜찮았다는 느낌에만 기대지 말고 최소한의 확인을 거치는 편이 안전하다.
검진은 단계가 있다. 기본은 의사를 찾아 병력을 확인하고 혈압과 심장 잡음을 듣는 문진·진찰이다. 가슴 통증이나 실신, 호흡곤란을 겪은 적이 있는지, 가족 중 일찍 급사한 사람이 있는지를 따진다. 여기에 비용 부담이 적은 심전도를 더하면 기본적인 이상은 상당 부분 걸러진다.
한 단계 더 들어가는 검사는 조건부다. 국내 심장내과 전문의들은 운동부하 심전도를 대체로 35세가 넘으면 받아볼 것을 권한다. 달리면서 심장에 부담이 걸릴 때의 변화를 보기 위해서다. 비대성 심근병증 같은 구조 이상이 의심되면 심장초음파를 추가한다. 선별검사의 종류와 주기는 나라마다 달라서, 미국은 성인에게 4년마다, 유럽은 나이와 무관하게 2년마다 반복을 권하는 식으로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점도 알아둘 만하다.
검진 이전에, 다음 증상이 하나라도 있었다면 대회 준비를 미루고 심장내과 진료를 먼저 받는 것이 순서다.
특히 식은땀을 흘릴 정도의 심한 흉통을 겪은 적이 있다면 미루지 않는 편이 좋다. 관상동맥이 좁아진 신호일 수 있어, 전문의가 협착이나 심근경색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이런 증상은 운동을 그만두라는 뜻이 아니라, 안전하게 달리기 위해 확인하고 넘어가라는 신호에 가깝다.
검진을 통과했어도 당일 컨디션은 별개다. 출발 전 다음을 짚어보면 무리한 출발을 막을 수 있다.
만약 옆 사람이 쓰러져 금방 깨어나지 않으면 바로 119에 연락하고 심폐소생술을 시작해야 한다. 심장이 멈춘 경우 손 쓸 수 있는 시간은 4분 안팎으로 짧다. 규칙적인 달리기는 심장에 분명히 이롭다. 다만 첫 대회만큼은 기록보다 내 심장의 상태를 먼저 아는 것이 순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