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4일 신촌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외래에서 교수가 흉기에 다쳤고, 현장의 간호사가 비상벨을 눌러 피의자를 제압하고 신고했다. 2019년 임세원법 이후 100병상 이상 병원에는 비상경보장치와 보안인력이 갖춰져 있어 위급 상황의 1차 방어선이 된다. 환자와 보호자는 위험을 느끼면 대피를 먼저 하고, 비상벨·직원 호출과 112 신고 순서를 미리 알아 두는 것이 안전하다.

11월 4일 오후 4시 30분께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5층 정신건강의학과 외래진료실에서 한 교수가 흉기에 공격당했다. 교수는 손 인대와 머리, 얼굴을 다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현장에 있던 간호사가 피의자를 제압하고 비상벨을 눌러 경찰에 신고했으며, 피의자는 특수상해 혐의로 체포됐다. 범행 동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 일은 2018년 말 강북삼성병원에서 진료 중이던 임세원 교수가 환자의 흉기에 숨진 사건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가해자가 누구이고 왜 그랬는지는 수사가 가릴 문제다. 환자와 보호자에게 더 급한 것은, 병원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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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세원 교수 사건 뒤 2019년 이른바 임세원법(의료법 개정)이 국회를 통과했다. 2020년에는 시행규칙이 바뀌어 100병상 이상 병원과 종합병원 등에 보안인력과 비상경보장치를 갖추도록 했다. 이번에 간호사가 누른 비상벨도 이 체계의 일부다.
그래서 위급 상황의 1차 방어선은 멀리 있지 않다. 진료실과 복도, 간호사실 곳곳에 비상벨이 있고 보안요원이 상주한다. 상황이 벌어지면 가장 먼저 할 일은 직접 맞서는 것이 아니라 이 장치와 사람을 부르는 것이다.
흉기나 폭력 상황에서 원칙은 단순하다. 피하고, 알리고, 숨는 순서다.
첫째, 피한다. 위험한 사람과 반대 방향으로, 가까운 출구나 다른 층으로 신속히 벗어난다. 소지품을 챙기느라 지체하지 않는다.
둘째, 알린다. 비상벨을 누르거나 가까운 직원·보안요원에게 큰 소리로 알린다. 병원 직원은 대피 동선과 안전 구역을 알고 있으니 지시를 따른다.
셋째, 숨는다. 즉시 벗어날 수 없으면 문이 잠기는 공간으로 들어가 불을 끄고 조용히 한다. 휴대폰은 진동으로 바꾼다.
맞서는 것은 다른 선택지가 전혀 없을 때의 마지막 수단이다. 이번처럼 제압은 상황을 아는 직원의 몫으로 남겨 두는 편이 안전하다.
안전을 확보했다면 112에 신고한다. 당황하면 위치부터 빠뜨리기 쉽다. 다음을 또박또박 전한다.
통화를 먼저 끊지 말고 경찰의 안내를 따른다. 다친 사람이 있으면 119에도 함께 알린다. 큰 병원이라면 응급실과 보안실이 가까워 도움이 비교적 빠르게 닿는다.
평소 병원을 자주 찾는다면 몇 가지를 기억해 두면 좋다. 진료실에 들어갈 때 출입구 위치를 한 번 확인하고, 비상벨과 보안데스크가 어디 있는지 눈에 담아 둔다. 불안을 느끼면 참지 말고 원무과나 안내데스크, 보안요원에게 말한다.
심리적으로 힘들거나 위기감이 든다면 24시간 운영되는 정신건강 위기상담 전화 109에 연락할 수 있다. 의료진을 향한 폭력은 결국 제때 진료받아야 할 다른 환자의 안전으로도 이어진다. 병원 안전은 직원만의 일이 아니라 그 공간을 함께 쓰는 모두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