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의대의 FaceAge 연구는 얼굴 사진으로 추정한 생체 나이가 암 환자의 생존 경향과 연관된다는 가능성을 보여줬고, 암 환자는 대조군보다 얼굴 나이가 평균 4.7세 많았다. 그러나 이는 집단의 통계적 경향일 뿐 개인의 수명을 맞히는 것이 아니며, 아직 승인된 진단 기기가 아닌 연구 단계의 도구다. 뉴스에 불안해하기보다 식약처 허가·보험 적용 여부와 내 병기·전신 상태 같은 확립된 지표를 주치의에게 직접 확인하는 것이 낫다.

얼굴 사진으로 암 환자의 생존을 예측한다는 뉴스를 보고 덜컥 불안해진 환자와 보호자가 적지 않다. 결론부터 말하면, 하버드 의대의 'FaceAge' 연구는 가능성을 보여준 단계이지 진료실에서 쓰는 검사가 아니다. 지금 당신의 치료 계획을 이 AI가 바꾸지는 않는다.

Stephen Andrews
FaceAge는 얼굴 사진으로 '생체 나이'를 추정하는 AI다. 생체 나이란 주민등록상 나이가 아니라 몸이 얼마나 늙었는지를 가늠한 값으로, 같은 60세라도 몸의 상태에 따라 더 젊거나 늙게 나올 수 있다는 개념이다. 2025년 5월 랜싯 디지털 헬스에 실린 연구에서 연구진은 암 환자 6,196명(미국·네덜란드)의 사진을 분석했다. 환자들의 얼굴 나이는 암이 없는 대조군보다 평균 4.7세 많았고, 더 늙어 보일수록 전체 생존율이 낮은 경향을 보였다.
주목할 부분은 '예후' 예측이다. 전이성 암으로 완화치료를 받는 환자의 단기 생존을 가늠할 때, 기존 임상 정보에 얼굴 나이를 더하자 예측 지표(AUC)가 0.74에서 0.80으로 올랐다. 다만 이건 특정 환자의 수명을 맞히는 게 아니라, 많은 환자를 모아 봤을 때 나타나는 경향이다. 개인의 예후는 여전히 병기, 조직검사, 전신 상태 같은 확립된 지표로 판단한다.
이 도구는 식약처나 FDA가 승인한 진단 기기가 아니다. 연구진도 "임상에 도입하기 전에 기술적·윤리적 문제를 더 풀어야 한다"고 분명히 적었다.
풀어야 할 숙제가 구체적이다. 학습에 쓴 공개 사진에는 유명인이 많아 성형이나 미용 시술이 얼굴 나이를 왜곡할 수 있고, 인종·민족에 따른 편향 가능성도 지적됐다. 보험 심사 등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2026년 4월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후속 연구가 비슷한 연관성을 보고하는 등 연구는 쌓이고 있지만, 아직 '내 치료를 결정하는 근거'로 쓰는 단계와는 거리가 있다.
어떤 AI가 실제 진료에 쓰이는지 가늠하는 방법은 단순하다. 식약처 허가를 받은 의료기기인지, 건강보험 검사 항목에 들어가 있는지, 그리고 내 주치의가 진료 과정에서 실제로 그 결과를 참고하는지를 보면 된다. 뉴스나 앱에서 떠도는 단계라면, 아직은 참고용 연구로 받아들이는 편이 맞다.
뉴스를 접하고 마음이 복잡하다면, 다음 질문을 진료 때 꺼내 보면 도움이 된다.
환자에게 정말 중요한 숫자는 얼굴 나이가 아니다. 지금 받는 치료에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전신 상태가 어떤지가 예후를 훨씬 많이 좌우한다. 흥미로운 연구 소식에 흔들리기보다, 확인된 지표를 두고 주치의와 나누는 대화가 당신의 선택에 더 쓸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