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은 2019년 초등 6학년 5,051명을 뽑아 2028년까지 추적하는 청소년건강패널조사의 6차 연도(2024년) 원시자료를 공개해 초6~고2 6년의 변화를 분석할 수 있게 됐다. 같은 학생을 따라간 결과 학년이 오를수록 신체활동 실천은 줄고 음주·흡연 경험은 느는 성장기 궤적이 드러났다. 자료를 활용할 때는 표본 탈락(82% 참여), 자기기입식의 과소보고 가능성, 특정 세대 코호트라는 점을 함께 감안해야 한다.

청소년건강패널조사는 2019년 전국 초등학교 6학년 5,051명을 표본으로 시작해 2028년까지 같은 학생들을 10년간 추적하는 코호트 사업이다. 질병관리청이 운영하며, 조사원이 가구를 방문해 태블릿PC로 학생이 직접 답을 입력하는 자기기입식으로 진행한다.
핵심은 '같은 사람'을 반복해서 본다는 데 있다. 해마다 다른 학생을 뽑아 특정 시점의 상태를 재는 단면조사와 달리, 이 조사는 한 아이가 초등학생에서 고등학생으로 자라는 동안 건강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따라간다. 특정 순간의 사진이 아니라 성장의 궤적을 남기는 방식이다.

https://kaboompics.com/
질병관리청은 2026년 9월 29일 6차 연도(2024년) 원시자료를 추가 공개했다. 앞서 공개된 1~5차(2019~2023년) 자료와 합치면 초등학교 6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6년의 변화를 분석할 수 있다. 처음 참여한 5,051명 중 4,141명(82.0%)이 조사를 이어갔다.
6년이 쌓이며 나타난 흐름은 대체로 한 방향이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흡연과 음주 경험은 늘고, 식생활과 신체활동 같은 건강 실천은 나빠졌다.
숫자가 이를 뒷받침한다. 하루 60분 이상 신체활동을 주 5일 이상 실천하는 비율은 초등학교 6학년 때 29.8%였지만 학년이 오르며 10%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반대로 현재 음주율은 초6 시점 0.7%에서 고등학생이 되며 10%를 넘어섰다. 같은 아이들의 기록이기 때문에, 이 변화는 세대 차이가 아니라 성장 과정 자체에서 일어난 변화로 읽힌다.
조사 문항은 흡연 72개, 음주 33개, 신체활동 22개, 심리적 요인 15개, 식생활 13개 등으로 짜여 있다. 문항 수는 2019년 143개에서 2024년 199개로 늘었는데, 스마트폰 과의존도와 고카페인 음료 섭취 빈도처럼 최근의 청소년 건강 문제가 새로 들어왔다.
이 변화는 자료를 쓰는 사람에게 신호이자 함정이다. 새로운 사회 문제를 추적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은 강점이지만, 연도별로 문항이 달라졌다면 같은 지표를 비교할 때 정의가 그대로인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이 자료는 개인식별정보를 제거한 비식별 형태로, 질병관리청 누리집에서 이용지침서와 함께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다. 지난 8월 활용 경진대회에는 의학·통계·경제 등 분야에서 95편의 연구가 접수됐을 만큼 활용 폭이 넓다.
다만 몇 가지는 해석 전에 감안하는 편이 안전하다.
첫째, 표본 탈락이다. 6년 사이 참여자가 5,051명에서 4,141명으로 줄었다. 남은 18%가 무작위로 빠졌는지, 아니면 건강이나 생활 습관이 특정한 방향인 학생들이 더 많이 이탈했는지에 따라 결과가 한쪽으로 기울 수 있다.
둘째, 자기기입식의 한계다. 흡연이나 음주처럼 민감한 항목은 실제보다 적게 응답될 여지가 있다. 수치를 그대로 '실태'로 읽기보다 방향과 추세를 보는 편이 안전하다.
셋째, 특정 세대의 기록이라는 점이다. 2019년 초6이라는 한 집단을 따라간 자료이므로, 지금의 다른 학년이나 다음 세대에 그대로 대입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정리하면, 이 조사의 가치는 '같은 아이가 자라며 어떻게 변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한다는 데 있다. 그 강점을 살리려면 숫자 하나보다 6년의 궤적을, 그리고 그 궤적을 만든 표본의 조건을 함께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