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기간에 체중을 많이 빼면 지방보다 수분과 근육이 먼저 빠지고, 급격한 감량 자체가 담석의 대표 위험요인이 될 만큼 몸에 부담을 준다. 그래서 식단을 짜기 전에 혈당·콜레스테롤·간·갑상선 같은 혈액검사와 체성분·허리둘레로 출발점을 확인하고, 갑상선기능저하 같은 숨은 원인이나 복용 중인 약이 있는지부터 점검하는 게 순서다. 기저질환이나 약 복용이 있거나 비만약을 쓸 생각이라면 반드시 진료 상담을 거치고, 목표는 대한비만학회가 권하는 6개월 5~10% 정도의 완만한 속도로 잡는 것이 안전하다.

연예인의 단기간 감량 기사를 보면 나도 몇 주 안에 확 빼고 싶어진다. 그런데 빠르게 빼는 것 자체가 몸에는 부담이다. 짧은 기간에 체중이 줄면 지방보다 수분과 근육이 먼저 빠지고, 급격한 감량은 담석 같은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식단을 짜기 전에 내 몸 상태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인 이유다.

Pavel Danilyuk
가장 먼저 짚을 위험은 담석이다. 양지병원 외과 정윤아 전문의는 담석증의 대표적인 위험요인으로 비만, 당뇨병과 함께 급격한 체중 감소를 꼽는다. 짧은 기간에 체중이 줄면 간이 담즙으로 내보내는 콜레스테롤이 늘고, 식사량이 크게 줄면서 담낭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해 담즙이 고이고 농축된다. 그만큼 담석이 생기기 쉬워진다. 최근 쓰이는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사용군에서도 담석증과 담낭염 위험이 더 높게 보고됐다.
근육도 문제다. 빠른 감량에서는 체지방보다 수분과 근육, 심하면 골밀도까지 더 많이 빠진다. 단백질 섭취와 근력 운동을 함께 하지 않으면 체중계 숫자는 줄어도 몸은 약해지고, 결국 요요로 돌아오기 쉽다.
감량 중에 식사 후 오른쪽 윗배나 명치가 반복해서 아프고 열이나 구역감이 동반된다면 단순 소화불량으로 넘기지 말아야 한다. 복부 초음파와 혈액검사로 담낭 상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서울아산병원 비만클리닉이 제시하는 검사 흐름을 참고하면 챙길 항목이 분명해진다.
먼저 신체계측과 혈압, 체성분 분석, 허리둘레다. 체성분으로 체지방과 근육량을 보면 내가 줄여야 할 것이 지방인지, 아니면 애초에 뺄 지방이 많지 않은지가 드러난다. 혈액검사로는 빈혈, 혈당, 콜레스테롤, 간기능, 갑상선기능을 본다. 여기서 갑상선기능저하증처럼 살이 찌는 숨은 원인이 잡히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라면 굶는다고 빠지지 않는다. 심전도와 흉부 X선, 복부지방 CT는 심장 부담과 내장지방 상태를 확인하는 검사다.
수치를 그냥 받아 두지 말고 의미까지 봐야 한다. 혈당이 높으면 당뇨 위험을, 간기능 수치는 지방간을, 갑상선 수치는 이차적인 원인을 가리킨다.
혼자 식단만 조절해도 되는 사람이 있고, 그러면 안 되는 사람이 있다.
당뇨, 고혈압, 심장·신장 질환, 갑상선 질환 같은 기저질환이 있거나 혈당약·이뇨제 등을 먹고 있다면 감량이 약효와 전해질 균형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진료가 먼저다. 식욕억제제나 GLP-1 같은 비만약을 쓸 생각이라면 반드시 처방과 상담을 거쳐야 한다. 대한비만학회 2022 진료지침은 약물치료를 체질량지수 25 이상이면서 생활요법에 실패한 경우의 부가 수단으로 보고, 유지 용량으로 3개월을 써도 5% 이상 빠지지 않으면 약을 바꾸거나 중단하도록 권고한다. 임신·수유 중이거나 섭식장애 이력이 있는 경우, 성장기 청소년과 고령자도 전문가와 상의하는 편이 안전하다.
대한비만학회의 1차 목표는 치료 전 체중의 5~10%를 6개월 이내에 줄이는 것이다. 한 달로 치면 체중의 1~2% 안팎, 생각보다 완만한 속도다. 숫자를 빨리 떨어뜨리기보다 지방을 줄이고 근육을 지키는 방향이 핵심이고, 체중계만 볼 게 아니라 허리둘레와 체성분으로 확인하는 편이 낫다.
연예인의 단기 감량은 촬영이나 무대라는 직업적 목표에 맞춘 극단적 사례일 때가 많다. 일반인이 그대로 따라 할 기준은 아니라는 뜻이다. 정윤아 전문의의 말처럼 얼마나 많이 빼느냐보다 얼마나 안전하게 빼느냐가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