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병으로 횡문근융해증 진단을 받은 해병대 병사가 훈련 자제 소견에도 복귀 8일 만에 훈련에 투입됐다가 콜라색 소변과 함께 병이 재발했다. 횡문근융해증은 파괴된 근육에서 미오글로빈이 혈액으로 쏟아져 환자의 20~30%가 급성 신장 손상을, 최악의 경우 투석까지 겪는 질환으로, 근육이 채 낫지 않은 회복 직후 고온·과부하에서 재발 위험이 크다. 격렬한 운동이나 훈련 뒤 심한 근육통·무력감·콜라색 소변이 나타나면 참지 말고 병원을 찾고, 회복 중에는 강도를 낮춰 점진적으로 복귀하는 게 안전하다.

지난 7월 2일 오후, 해병대 1사단의 한 병사가 단체 구보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체온은 40.6도까지 올랐고, 군 병원은 열사병과 함께 횡문근융해증을 진단했다. 그는 외부 병원에서 약 12일간 입원 치료를 받았고, 의료진은 외부 활동과 훈련을 자제하라는 소견을 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7월 17일 부대에 복귀한 그는 7월 25일 대대훈련에 투입됐다. 소견서를 들고 열외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게 가족의 주장이다. 훈련 중 어지러움과 구토를 호소했고, 닷새 뒤인 7월 30일 소변이 콜라색으로 변했다. 진단은 횡문근융해증 재발이었다. 해병대는 감찰에 들어갔다.
이 사례가 말해주는 건 군 내 논란을 넘어선다. 이 병은 한 번 나았다고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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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문근융해증은 근육 세포가 파괴되면서 세포 안에 있던 성분이 혈액으로 쏟아져 나오는 질환이다. 이때 흘러나오는 대표적인 물질이 미오글로빈이다. 미오글로빈이 신장의 가느다란 관을 막으면 급성 신장 손상이 올 수 있다.
위험은 여기서 갈린다. 환자의 약 20~30%는 신장이 이 부하를 감당하지 못해 급성 신장 손상을 겪고, 최악의 경우 혈액 투석까지 받아야 한다. 진단은 혈액에서 근육 효소인 크레아틴키나아제(CK) 수치가 정상보다 5배 이상 오르는지, 소변에서 미오글로빈이 검출되는지로 확인한다.
다만 무조건 겁낼 병은 아니다. 초기에 수액을 충분히 넣어 소변으로 미오글로빈을 빨리 씻어내면 신장 손상 없이 대개 몇 주 안에 회복된다. 관건은 얼마나 빨리 알아채고 병원에 가느냐다.
근육통이 가라앉고 소변색이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다 나은 게 아니다. 손상된 근육이 회복되는 데는 시간이 걸리고, 그 전에 다시 고강도 부하가 걸리면 남아 있던 근육이 또 무너진다. 여기에 여름철 고온과 탈수가 겹치면 위험은 배가된다.
이 병의 주요 원인 자체가 갑작스러운 고강도 운동, 그리고 덥고 습한 환경에서의 장시간 운동이다. 회복이 끝나지 않은 몸으로 무더위 속 훈련에 들어가는 건 재발 조건을 그대로 만들어주는 셈이다. 앞선 병사의 사례가 그 경로를 그대로 보여준다.
격렬한 운동이나 훈련 뒤 다음 신호가 나타나면 병원을 찾는 편이 안전하다.
특히 소변량이 줄어드는 건 신장이 이미 부담을 받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어 더 급하다. 한번 횡문근융해증을 앓았던 사람이 회복 직후 같은 증상을 다시 느낀다면, 엄살로 넘길 일이 아니라 재발을 의심하는 게 맞다.
예방의 핵심은 '천천히'와 '수분'이다. 오랜만에 운동하거나 강도를 올릴 때는 낮은 강도부터 시작해 몸이 적응할 시간을 준다. 운동 중에는 물을 충분히 마시고, 컨디션이 나쁘거나 전날 과음했다면 고강도 운동은 미룬다.
무더위 속에서 근육통과 함께 소변색이 짙어진다면, 그날 운동을 멈추고 상태를 지켜보는 편이 낫다. 조기에 대응하면 대부분 신장 손상 없이 회복되지만, 무리해서 버티면 투석까지 갈 수 있는 병이라는 사실을 기억해둘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