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전국 조류인플루엔자 위기경보가 10월 20일자로 심각 단계로 올라, 순천만 등 철새도래지와 농장 주변이 특히 주의 구역이 됐다. 사람 감염은 감염된 새의 분변·사체나 오염된 물건을 만진 손으로 눈·코·입을 만질 때 주로 생겨 일반인의 위험은 낮지만, 접촉을 피하고 손을 씻는 것이 핵심 예방이다. 발생지역을 다녀와 접촉한 뒤 10일 안에 발열이나 결막염 같은 증상이 생기면 방문 사실을 알리고 보건소나 질병관리청 1339에 먼저 연락하는 편이 낫다.

지난 10월 20일 순천만 야생조류 분변에서 H5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검출됐다. 이번 동절기 국내 야생조류에서 나온 첫 사례이고, 정부는 같은 날 전국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심각'으로 올렸다. 순천만 수변 3km는 특별관리지역으로 묶여 사람과 차량 출입이 통제된다.
탐조나 산책으로 철새도래지를 찾거나 농장 가까이 사는 사람이라면 지금이 가장 조심할 때다. 결론부터 말하면 사람이 걸릴 위험은 낮지만, 그 '낮음'은 새와 분변을 만지지 않을 때의 이야기다.

Sora Shimazaki
질병관리청 설명을 보면 사람 감염은 대부분 접촉으로 일어난다. 감염된 조류의 분변이나 사체, 또는 분변에 오염된 물건을 만진 손으로 눈·코·입을 만질 때 바이러스가 들어온다. 드물게는 오염된 먼지를 들이마셔 감염되기도 한다. 사람끼리 전파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래서 위험이 높은 쪽은 정해져 있다. AI 발생 농가 종사자나 살처분 참여자처럼 감염된 가금류와 직접 닿는 사람들이다. 일반 국민은 야생조류나 발생 농가와 접촉할 일이 적어 감염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안내된다. 다만 '매우 낮음'을 '없음'으로 읽으면 곤란하다. 철새 분변을 밟은 신발을 그대로 만지거나, 호기심에 죽은 새를 들여다보는 순간 위험 구간으로 들어선다.
가장 확실한 예방은 발생 시기에 하천, 저수지, 갯벌처럼 철새가 모이는 장소 방문을 자제하는 것이다. 특히 지금처럼 위기경보가 '심각'인 동안에는 한 번 더 미루는 편이 낫다.
부득이 가야 한다면 몇 가지만 지키면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출입 통제선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야생조류나 그 분변에 가까이 가지 않는다. 다녀온 뒤에는 신발과 차량을 세차·소독하고, 집에 들어오면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는다. 도래지를 다녀온 날은 가금 농가 출입을 삼가는 것이 원칙이다. 아이와 함께라면 사체나 배설물 근처에 다가가지 않도록 손을 꼭 잡고 다니자.
산책길에 죽어 있거나 비틀거리는 새를 보는 일이 겨울엔 드물지 않다. 이때 해야 할 행동은 단순하다. 만지지도, 옮기지도 않는다. 사체 가까이 접근하거나 반려동물이 다가가게 두는 것도 피한다.
대신 신고한다. 폐사체나 이상 행동을 보이는 야생조류는 관할 지방자치단체나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062-949-4360, 4385)에 알리면 된다. 사진만 찍고 자리를 떠도 충분하다. 처리는 방역 당국의 몫이다.
예방을 했더라도 몸을 살피는 단계가 남는다. AI 발생 시설이나 지역을 방문해 동물과 접촉한 뒤 10일 이내에 발열, 기침, 인후통, 결막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그냥 넘기지 않는 게 좋다. 눈이 충혈되는 결막염이 호흡기 증상과 함께 오는 점이 일반 감기와 구별되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이럴 때는 병원에 무작정 가기보다 관할 보건소나 질병관리청 콜센터(1339)에 먼저 전화하는 쪽이 낫다. 호흡기로 퍼질 가능성을 고려한 절차다. 연락할 때는 어디에 언제 다녀왔는지, 새나 분변에 닿은 적이 있는지, 증상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를 구체적으로 알린다. 진료를 받을 때도 같은 정보를 먼저 꺼내 두면 의료진이 검사와 치료 방향을 훨씬 빨리 잡을 수 있다. 이동할 때는 마스크를 쓰고, 기침이나 재채기는 휴지나 옷소매로 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