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는 8월 11일 인천공항 출국대기실에 1년 넘게 머문 말리 출신 10세 아동의 교육권과 발달권을 보장하라고 법무부에 권고했다. 난민 심사 불회부 결정에 불복해 소송 중인 가족이 공항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아동의 교육이 전면 중단된 데 대한 판단이다. 국적과 무관한 아동 권리 보호라는 원칙과, 공항에 장기 체류하는 아동을 위한 제도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가 남은 과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8월 11일 인천국제공항 출국대기실에 1년 넘게 머물고 있는 외국인 아동의 교육권과 발달권을 보장할 방안을 마련하라고 법무부 장관에게 권고했다. 대상은 서아프리카 말리에서 온 10세 A군이다. A군은 아버지와 함께 2024년 한국에 들어와 난민인정을 신청했지만, 법무부로부터 '심사 불회부' 결정을 통보받았다.
아버지가 이 결정에 불복하면서 두 사람은 한국에 정식 입국하지도, 본국으로 돌아가지도 못한 채 공항 출국대기실에서 1년여를 보내게 됐다. 불회부 결정을 다투는 행정소송은 1심에서 졌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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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심사 불회부는 법무부가 난민 신청을 정식 심사 대상으로 받아들이지 않기로 한 결정이다. 심사에 회부되지 않으면 신청자는 난민 인정 여부를 따지는 본 심사 단계로 넘어가지 못한다. 결정에 불복해 소송을 내면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신분이 확정되지 않는데, 그사이 입국이 허가되지 않으면 공항 안에 머무는 상황이 생긴다. A군 가족이 놓인 자리가 여기다.
A군 부자는 지난해 10월 대안 없이 장기간 공항에 머물게 하는 것은 비인도적 처우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출국대기실은 원래 입국이 허가되지 않은 외국인이 출국을 기다리며 잠시 머무는 공간이다. 며칠 단위 체류를 전제로 만든 곳에서 초등학생이 1년 넘게 지내는 사이, A군의 교육은 전면 중단됐다.
인권위는 출국대기실이 그 구조와 운영 방식상 성장기 아동의 발달에 맞는 환경이 아니라고 봤다. 정서적 안정과 사회적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아동은 머물지, 돌아갈지, 소송을 이어갈지를 스스로 정할 수 없고, 본인 책임이 아닌 일로 불이익을 감수하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그러면서 인권위는 발달권과 교육권을 보호할 필요성은 국적에 따라 본질적으로 달라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동이 한국 국적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교육에서 배제될 근거는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법무부는 이 가족이 언제든 자유롭게 출국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본국의 위험을 이유로 난민 신청을 하고 소송까지 낸 사람에게 출국하면 된다는 답은 실질적인 선택지가 되기 어렵다. 성인의 체류 자격 문제와 아동의 교육권이 한 사안으로 묶여버리는 지점이다.
인권위 권고에는 강제력이 없다. 다만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면서 출입국 관리 목적도 달성할 대체 방법을 찾으라고 요구했다. 지금은 공항에 장기 체류하는 난민 아동에게 최소한의 교육과 보호를 어떻게 제공할지에 대한 규정 자체가 비어 있다. 국내 학교는 체류 자격과 무관하게 외국인 아동의 입학을 받아들이지만, 공항 안에 갇혀 밖으로 나갈 수 없는 A군에게는 그 통로마저 닫혀 있는 셈이다.
앞으로 볼 지점은 두 가지다. 법무부가 권고를 받아들여 A군에게 실제 교육 기회를 마련하는지, 그리고 이번 한 사례를 넘어 공항 체류 아동 전반에 적용될 기준이 만들어지는지다. 항소심 결과 역시 A군 가족의 체류 방향을 가를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