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수면의 기준은 '몇 시에 자느냐'는 고정된 시각이 아니라 매일 비슷한 시각에 자고 일어나는 규칙성이다. 그래서 취침 시각은 미리 정해두기보다 목표 기상 시각에서 성인 기준 7~9시간을 거꾸로 빼 정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충분히 잘 수 있는 환경에서도 잠들기 어렵거나 자주 깨는 증상이 주 3회 이상 3개월 넘게 이어지면 수면장애를 의심하고 진료를 고려해야 한다.
몇 시에 자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밤 11시'처럼 딱 떨어지는 정답이 없다. 수면 연구가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기준은 취침 시각 자체가 아니라, 매일 비슷한 시각에 자고 일어나는 규칙성이기 때문이다.
밤 11시에 자든 자정에 자든, 그 시각을 주중과 주말에 걸쳐 일정하게 지키는 쪽이 더 중요하다. 평일에 모자란 잠을 주말에 몰아 자는 습관은 오히려 몸의 리듬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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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에는 약 24시간을 주기로 돌아가는 생체시계가 있다. 자고 깨는 시각이 들쭉날쭉하면 이 시계가 매일 시차를 겪는 셈이 되어, 같은 시간을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
수면 전문가들은 수면의 총량만큼이나 패턴의 일관성을 강조한다. 규칙적으로 자는 사람일수록 수면의 질이 높고 건강 지표가 좋다는 연구도 꾸준히 보고된다. 반대로 취침·기상 시각이 자주 바뀌면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낮 동안의 각성도 떨어진다.
빛도 변수다. 밤늦게 스마트폰 화면을 보면 뇌가 아직 낮이라고 착각해 잠들 시각을 늦춘다. 규칙적인 리듬을 지키려면 잠들기 한두 시간 전부터 화면 밝기를 낮추는 편이 좋다.
그렇다면 내 취침 시각은 어떻게 잡을까. 요령은 간단하다. 출근이나 등교 때문에 바꾸기 어려운 기상 시각을 먼저 고정하고, 거기서 필요한 수면 시간을 거꾸로 빼면 된다.
권장 수면 시간은 성인(대략 26~64세)이 하루 7~9시간, 14~17세 청소년은 8~10시간이다. 예를 들어 아침 7시에 일어나야 하는 직장인이라면 7~9시간을 빼 밤 10시에서 자정 사이에 잠드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잠드는 데 보통 15분 안팎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잠자리에 눕는 시각은 그보다 조금 더 앞당겨야 한다.
숫자에 매일 필요는 없다. 7~9시간은 평균일 뿐 개인차가 있다. 아침에 알람 없이도 비교적 개운하게 깨고 낮에 과도하게 졸리지 않다면, 그 사람에게는 그 시간이 적정선이다.
잠은 얕은 수면과 깊은 수면, 꿈을 꾸는 렘수면이 한 묶음으로 돌아가는데 이 한 주기가 대략 90분이다. 하룻밤에 네다섯 번 반복된다. 깊은 수면 한가운데서 알람에 깨면 머리가 멍하고 무거운데, 이를 수면 관성이라고 한다. 그래서 주기가 끝나는 지점에 맞춰 일어나면 한결 가뿐하다.
다만 여기에 너무 매달릴 필요는 없다. 주기 길이는 사람마다 80~100분으로 차이가 있어 90분은 어디까지나 근사치다. 주기를 정확히 맞추려다 총 수면 시간을 줄이면 득보다 실이 크다. 주기 계산은 참고로만 두고, 7시간 이상을 확보하는 것을 먼저 챙기는 편이 낫다.
리듬을 지켜도 잠이 안 온다면 습관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조용하고 어두운, 충분히 잘 수 있는 환경인데도 다음 증상이 반복된다면 수면장애를 의심해볼 만하다.
이런 증상이 주 3회 이상, 3개월 넘게 이어지면 만성 불면장애로 본다. 기간이 그보다 짧아도 일상에 지장이 크면 진료를 미룰 이유가 없다.
한편 코를 심하게 골고 자는 도중 숨이 멎는 듯하며 낮에 참기 힘들 만큼 졸리다면, 단순 불면이 아니라 수면무호흡일 수 있다. 이 경우 수면다원검사로 원인을 확인하는 편이 좋다. 불면은 우울·불안 같은 다른 문제와 얽혀 나타나기도 하므로, 진료는 정신건강의학과나 수면클리닉이 적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