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의 한 산부인과 의사가 자신의 병원에서 프로포폴을 자가 투약한 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 병원 내 마약류 관리 제도가 주목받고 있다. 프로포폴 같은 향정신성의약품은 잠금장치가 있는 곳에 보관하고 모든 취급 내역을 7일 이내에 국가 시스템에 보고해야 한다. 관리 의무를 어겼을 때의 제재와 환자가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을 정리했다.

방송에 여러 차례 출연한 서울 강남의 한 산부인과 의사가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프로포폴을 스스로 투약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의사는 지난 6일 저녁 병원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고, 지인의 119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붙잡혔다. 프로포폴은 수면마취·전신마취 유도에 쓰는 마취제이자 오남용 우려가 큰 향정신성의약품이다. 이 사건이 남긴 질문은 하나다. 병원 안의 마약류는 대체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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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에게 프로포폴은 '수면마취제'로만 알려져 있지만, 법적으로는 마약류관리법이 정한 향정신성의약품이다. 즉 병원이 마음대로 사고 쓰고 버릴 수 있는 약이 아니라, 구입부터 폐기까지 모든 단계가 법으로 통제되는 물질이다. 관리의 핵심은 두 가지, '어떻게 보관하느냐'와 '어떻게 기록하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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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류관리법 시행규칙은 저장 방식을 구체적으로 정해두고 있다. 마약은 이중으로 잠금장치가 설치된 철제금고에 보관해야 하고, 프로포폴 같은 향정신성의약품은 잠금장치가 설치된 장소에 저장해야 한다. 저장시설은 일반인이 쉽게 발견할 수 없는 곳에 두되, 통째로 들고 갈 수 없도록 고정해 설치해야 한다. 다만 원활한 조제를 위해 업무시간 중 조제대에 비치하는 향정신성의약품은 예외로 둔다. 요컨대 병원 어딘가에 프로포폴이 '그냥' 놓여 있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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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관만큼 중요한 것이 기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8년 5월부터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을 운영하고 있다. 병·의원과 약국을 포함한 모든 마약류취급자는 마약류를 구입·조제·투약·폐기하는 등 취급할 때마다 그 내역을 취급한 날부터 7일 이내에 이 시스템으로 식약처에 보고해야 한다. 몇 개를 언제 들여와 누구에게 얼마나 썼고 몇 개가 남았는지가 전산으로 관리되기 때문에, 재고와 보고 기록이 맞지 않으면 유출·오남용의 신호로 잡힌다.
관리 의무는 선언이 아니라 처벌이 따르는 규정이다. 식약처는 마약류 유출을 막기 위해 취급자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 왔다. 종업원에 대한 지도·감독 의무 등을 위반하면 업무정지 기간이 기존보다 늘어나는 방향으로 처분이 강화됐고, 불법 투약이 확인되면 마약류관리법에 따른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이번처럼 재고·투약 기록과 실제 사용이 어긋나는 정황은 수사기관이 진료기록, 의료진 진술, CCTV 영상 등을 종합해 확인한다.
제도가 아무리 촘촘해도 결국 지키는 것은 사람이다. 환자 입장에서 병원의 마약류 관리를 직접 들여다볼 수는 없지만, 참고할 신호는 있다. 수면마취가 필요한 시술이라면 마취를 누가, 어떤 약으로, 얼마나 하는지 사전에 설명받을 권리가 있다. 프로포폴 같은 마취제를 쓰는 시술에서는 마취 중 활력징후를 감시하는 인력과 장비가 갖춰져 있는지, 시술 뒤 회복 과정을 관리하는지 물어보는 것이 안전과 직결된다. 지나치게 손쉽게 수면마취를 권하거나 필요 이상으로 반복하는 곳이라면 한 번쯤 경계할 필요가 있다. 마약류 관리는 병원의 의무이지만, 설명을 요구하고 확인하는 태도는 환자가 자신을 지키는 최소한의 장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