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나 얼굴이 늦게 떠오르는 일은 대부분 건망증이지만, 힌트를 줘도 기억이 안 나고 일상에 지장이 생기면 경도인지장애를 의심할 수 있다. 경도인지장애는 치매 전 단계로 환자의 10~15%가 치매로 진행된다고 보고되며, 일찍 확인하면 진행을 늦추고 일상 기능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 만 60세 이상이면 가까운 치매안심센터에서 무료 인지선별검사를 받을 수 있으니, 자가 점검으로 신호를 확인한 뒤 전문의 상담 여부를 판단하면 된다.
아는 사람인데 이름이 바로 안 나오고, 얼굴은 익숙한데 누군지 떠오르지 않는 경험은 나이가 들수록 흔하다. 대부분은 건망증이다. 문제는 이것이 경도인지장애의 신호일 때도 있다는 점이다.
둘을 가르는 가장 실용적인 기준은 두 가지다. 하나는 힌트에 대한 반응, 다른 하나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지다. 전문의들은 건망증은 힌트를 주면 기억이 되살아나는 경우가 많다고 본다. 반대로 힌트를 줘도 떠오르지 않고, 그로 인해 생활이 불편해지면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Vitaly Gariev
한양대구리병원 신경과 최호진 교수의 설명을 보면 구분선이 선명해진다. 건망증은 자주 깜빡여도 본래 성격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 반면 치매 초기에는 같은 질문을 반복하고, 익숙한 길에서 헤매며, 시간이나 장소를 혼동한다. 가족 이름이나 가족 행사를 기억하지 못하거나, 점잖던 사람이 고집스러워지는 등 성격 변화가 함께 오기도 한다.
경도인지장애는 그 사이 단계다. 정상적인 생활은 가능하지만, 방금 있었던 일을 쉽게 잊거나, 늘 하던 요리의 맛이 달라지고, 다니던 길을 헷갈리는 식으로 예전만 못한 변화가 나타난다. 한 자료에서는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10~15%가 치매로 진행된다고 본다. 이 단계를 일찍 확인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다음 중 여러 개가 최근 들어 반복된다면 전문의 상담을 고려하는 편이 낫다.
단, 기억력 저하는 치매만의 신호가 아니다. 우울, 수면 부족, 약물, 갑상선 질환 등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그래서 '치매 확정'이 아니라 '원인을 확인하자'는 마음으로 접근하는 것이 맞다.
비용 걱정 없이 시작할 수 있는 길이 있다. 전국 보건소의 치매안심센터에서 무료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대상 연령과 지원 기준은 지자체마다 조금씩 다르다. 궁금하면 치매상담콜센터(1899-9988)나 거주지 치매안심센터에 먼저 물어보면 된다. 참고로 만 75세 이상 운전자는 면허 갱신 때 같은 검사를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
진료의 질은 준비에서 갈린다. 증상이 언제부터, 얼마나 자주 나타났는지, 그로 인해 일상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적어 가면 도움이 된다. 복용 중인 약과 과거 병력도 함께 정리하면 좋다.
인터넷의 자가진단 문항은 참고용이다. '몇 개 이상이면 치매'라는 식의 기준은 공식 진단이 아니다. 자가 점검은 병원에 갈지 말지를 정하는 신호등이지, 진단서가 아니라는 점만 기억하면 된다.
이름과 얼굴이 늦게 떠오르는 일 자체는 대개 건망증이다. 다만 힌트를 줘도 기억나지 않고, 같은 질문이 반복되고, 일상에 지장이 생기면 경도인지장애를 의심해 볼 때다. 만 60세 이상이면 치매안심센터의 무료 선별검사가 첫걸음으로 적절하고, 자가 점검에서 걸리는 신호가 있으면 미루지 말고 상담 여부를 정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