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 교회에서 11세 아동이 반복된 학대 신고와 직접 호소에도 분리되지 못한 채 약 30시간 결박됐다 숨졌고, 경찰의 접근금지 임시조치 신청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이는 신고가 곧바로 격리로 이어지지 않는 현재 분리조치 절차의 빈틈을 보여준다. 신고 후 응급조치와 임시조치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조치가 미흡할 때 112 외에 1391·129 등 어디에 다시 요청할 수 있는지 확인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충남 천안의 한 교회에서 생활하던 11세 아동이 8월 6일 새벽 숨졌다. 사망 나흘 전부터 침대에 약 30시간 결박됐던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손과 발목에는 결박 흔적과 멍이 남아 있었다. 정작 눈에 띄는 대목은 이 아이가 죽기 전에 스스로 도움을 요청했다는 사실이다.
아동은 사망 직전 며칠 사이 교회 밖으로 두 차례 나가 "외할머니에게 맞았다"고 학대 피해를 직접 호소했다. 경찰 신고도 여러 차례 접수됐다. 신고 건수는 보도에 따라 3~4차례로 엇갈리는데, 어느 쪽이든 한두 번이 아니었다는 점은 같다. 그런데도 아이는 교회로 돌려보내졌고, 이틀 만에 고열과 의식 저하로 병원에 실려 갔다 사망했다. 신고가 곧 보호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 이것이 이 사건이 남긴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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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가 의심돼 112나 아동권리보장원(1391)에 신고하면, 경찰과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이 함께 현장에 출동해 조사한다. 여기서 아이를 학대 환경에서 떼어놓는 조치는 한 번에 끝나지 않고 단계로 나뉜다.
첫 단계는 응급조치다. 현장에서 위험이 확인되면 아동을 보호시설이나 의료기관으로 인도해 가해자와 격리할 수 있다. 다만 응급조치로 격리할 수 있는 기간은 원칙적으로 72시간 이내이고, 그 사이 토요일이나 공휴일이 끼면 48시간까지 연장된다. 이 시간이 지나기 전에 다음 조치가 이어져야 한다.
다음이 긴급임시조치와 임시조치다. 학대가 재발할 우려가 있고 급할 때는 경찰이 먼저 접근금지 같은 긴급임시조치를 하고, 이어 법원에 임시조치를 신청한다. 최종적으로 격리·접근금지를 명하는 것은 법원의 임시조치 결정이다. 이 결정을 어긴 가해자는 2년 이하 징역이나 2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즉 신고가 자동으로 분리를 만들지 않는다. 경찰의 판단과 법원의 결정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아이가 실제로 떨어진다.
천안 사건은 이 관문마다 문이 닫힌 경우다. 경찰은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에게 긴급응급조치를 한 뒤 법원에 접근금지 임시조치를 신청했다. 그러나 법원은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이를 기각했다.
분리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과 천안시는 아이의 심리 상태와 보호시설 여건 등을 이유로 시설 분리를 실제로 진행하지 않았고, 아동은 다시 교회로 돌아갔다. 아이가 직접 학대를 호소하고 몸에 멍이 있었는데도, 접근금지 신청은 격리가 아닌 접근금지에 머물렀고 그마저 받아들여지지 않은 셈이다. 신고와 호소는 여러 번 있었지만, 그 신호가 실제 격리라는 결과로 전환되는 지점에서 번번이 끊긴 것이 이번 사건의 핵심 빈틈이다.
신고했는데 아이가 그대로 위험한 환경에 남아 있다고 판단되면, 창구는 112 하나가 아니다. 상황별로 다음을 활용할 수 있다.
한 번의 신고로 분리가 자동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두면, 조치가 멈췄을 때 다음 창구로 넘어가는 결정을 더 빨리 내릴 수 있다. 아이가 반복해 위험을 호소한다면, 그 신호를 여러 번 다른 경로로 전달하는 것이 지금 제도 안에서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