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귀가 갑자기 안 들리고 먹먹함이 며칠 이어지면 응급질환인 돌발성 난청일 수 있다. 발병 후 3일 이내, 늦어도 2주 안에 치료를 시작해야 회복률이 높고 방치하면 환자의 3분의 1은 청력을 되찾지 못한다. 이명·어지럼이 동반되는지, 증상이 지속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 지체 없이 이비인후과를 찾는 것이 핵심이다.

유명인의 청력 저하 소식을 접하고 나면, 문득 자기 귀가 신경 쓰인다. 그런데 한쪽 귀가 갑자기 잘 안 들리는 증상은 그냥 두고 볼 일이 아니다. 이비인후과에서 응급질환으로 분류하는 돌발성 난청일 수 있고, 이 병은 발병 후 며칠 안에 치료를 시작했는지가 회복을 크게 가른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렇다. 어제까지 멀쩡하던 한쪽 귀가 오늘 갑자기 먹먹하고 소리가 멀게 들린다면, 상태가 저절로 나아지길 기다리지 말고 되도록 빨리 이비인후과를 찾는 편이 안전하다.

ROMAN ODINTSOV
귀가 먹먹해지는 일은 흔하다. 비행기에서 기압이 바뀌거나, 피곤하거나, 귀지가 찼을 때도 그렇다. 이런 경우는 대개 짧은 시간 안에 저절로 풀린다.
돌발성 난청은 다르다. 순음청력검사에서 연속된 3개 이상의 주파수에서 30데시벨 이상 청력이 떨어진 상태를 말하며, 보통 수 시간에서 2~3일 사이에 갑자기 나타난다. 원인의 80~90%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는 '특발성'이고, 바이러스 감염이나 달팽이관의 혈류 장애 등이 관여하는 것으로 본다. 대부분 양쪽이 아니라 한쪽 귀에만 온다는 점도 특징이다.
일시적인 먹먹함과 위험한 신호를 가르는 기준은 '갑작스러움'과 '지속'이다. 아래에 해당한다면 컨디션 탓으로 넘기지 않는 게 좋다.
특히 이명은 돌발성 난청 환자의 80~90%에서 함께 나타난다. 어지럼증까지 동반되면 몇 시간 안에도 상태가 나빠질 수 있어 판단을 서둘러야 한다.
시간이 곧 회복률이기 때문이다. 발병 후 3일 이내가 치료의 최적기로 꼽히고, 미국 이비인후과학회도 늦어도 2주 안에는 치료를 시작하라고 권고한다. 진료 현장에서는 1주 이내에 치료를 시작하면 약 70~80%가 회복을 기대할 수 있고, 1개월 이내면 50~70%, 그 뒤로는 회복률이 점차 떨어진다고 본다.
반대로 방치했을 때의 결과는 분명하다. 돌발성 난청 환자의 약 3분의 1은 청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또 3분의 1은 부분적으로만 돌아온다. 단순 피로나 귀지 문제로 여기고 며칠을 흘려보내면, 되돌릴 수 있었던 청력을 잃을 수 있다는 뜻이다. 치료는 주로 스테로이드를 먹거나 주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이 역시 빨리 시작할수록 효과를 기대하기 좋다.
한 가지 실용적인 조언이 있다. 밤이나 주말이라도 응급실보다 이비인후과를 먼저 떠올리는 게 낫다. 응급실에서는 정밀 청력검사를 바로 시행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돌발성 난청이 의심되면 이비인후과에서 청력검사를 받아야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하다.
병원에 가기 전 집에서 간단히 확인해 볼 수도 있다. 양쪽 귀로 번갈아 전화를 받아 보거나, TV 소리를 한쪽 귀씩 막아 가며 들리는 정도를 비교하는 방법이다. 한쪽만 유독 소리가 멀거나 뭉개져 들린다면 자가진단으로 안심할 게 아니라 진료를 받는 편이 낫다.
정리하면, 귀 증상의 위험도는 '얼마나 갑자기, 얼마나 오래'로 가늠할 수 있다. 서서히 나아지는 먹먹함은 대개 괜찮지만, 갑자기 한쪽이 안 들리고 그 상태가 이어진다면 며칠을 다투는 문제로 보고 움직이는 게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