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이 걱정되면 제로나 무가당 같은 앞면 강조 문구가 아니라 영양성분표의 당류 함량(g)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식약처 기준상 제로·무설탕은 당류가 100mL당 0.5g 미만이라 혈당을 거의 올리지 않지만, 무가당은 설탕을 넣지 않았다는 뜻일 뿐 과일 자체의 당이 남아 혈당을 올릴 수 있다. 당류 g과 원재료명, 2026년부터 의무화된 감미료·열량 표시를 함께 보고 상황에 맞게 고르면 된다.

혈당이 걱정될 때 가장 많이 속는 지점이 '무가당'이다. 무가당은 '당이 없다'가 아니라 '설탕을 따로 넣지 않았다'는 뜻이다. 식약처 기준에서 무가당은 당류나 당을 대체하는 원재료, 당이 든 원재료를 쓰지 않았을 때 붙일 수 있는 표시다. 그래서 무가당 과일주스에는 과일이 원래 가진 당이 고스란히 남아 있고, 이 당은 혈당을 올린다.
반면 '제로', '무설탕', '제로슈거'는 기준이 다르다. 식약처는 당류가 100mL당 0.5g 미만일 때만 이 표현을 허용한다. 즉 제로 음료는 혈당을 거의 올리지 않지만, 무가당 음료는 올릴 수 있다. 같은 '덜 달 것 같은' 문구라도 의미가 정반대일 수 있다.
| 표기 | 뜻 | 당류(100mL) | 혈당 영향 |
|---|---|---|---|
| 제로·무설탕 | 당류를 뺌 | 0.5g 미만 | 거의 없음 |
| 무가당 | 설탕만 안 넣음 | 과일 등 당 남음 | 있을 수 있음 |
| 과즙·주스 | 과일 당 포함 | 높은 편 | 큼 |

Nicolás Rueda
강조 문구는 참고일 뿐, 기준은 영양성분표다. 다음 순서로 확인하면 빠르다.
첫째, '당류' 항목의 g을 본다. 이때 '1회 제공량'이 아니라 '총 내용량' 기준인지 확인해야 한다. 한 병이 2회 분량으로 표기된 음료는 실제 마시는 당이 표시된 숫자의 두 배일 수 있다.
둘째, 원재료명을 본다. 설탕, 액상과당, 농축과즙이 앞쪽에 있으면 당이 많다는 신호다. 원재료는 함량이 많은 순서로 적힌다.
셋째, 2026년부터 바뀐 표시를 활용한다. 감미료를 쓴 제로·무가당 제품은 이제 '감미료 함유'와 열량 정보를 강조 문구 근처에 함께 표기하도록 바뀌었다. 문구 옆 작은 글씨를 보면 대체당 사용 여부를 바로 알 수 있다.
인공감미료는 당이 아니라서 혈당을 직접 끌어올리지 않는다. 혈당 관리가 급한 상황에서 제로 음료가 설탕 음료보다 나은 선택인 건 분명하다. 다만 '무제한으로 좋다'는 뜻은 아니다.
세계보건기구는 2023년, 체중 조절이나 당뇨·심혈관 질환 예방을 목적으로 비당류 감미료를 쓰는 것을 권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같은 해 국제암연구소는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2B군)로 분류했는데, 이는 허용 섭취량 안에서는 안전하다는 기존 평가와 함께 봐야 한다. 공포로 받아들이기보다, 제로 음료를 설탕 음료의 '대체'로 쓰되 물의 자리를 완전히 차지하게 두지는 않는 선이 현실적이다.
결국 믿을 것은 앞면의 큰 문구가 아니라 뒷면의 작은 숫자다. 당류 g 하나만 습관적으로 확인해도, 음료로 들어오는 당의 상당 부분을 걸러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