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이 미국 바이오헤이븐의 뇌전증 신약 오파칼림을 최대 1조1,000억 원에 도입한다고 2026년 8월 26일 밝혔다. 이 약은 나트륨·GABA를 건드리는 엑스코프리와 달리 Kv7 칼륨 채널을 여는 다른 기전이라 난치성 부분발작에 새 선택지가 될 여지가 있다. 다만 아직 임상 2·3상 단계이고 국내 허가 일정도 나오지 않았으니, 지금은 임의로 약을 바꾸지 말고 담당 의사와 상담하는 편이 낫다.
SK바이오팜이 2026년 8월 26일 미국 바이오헤이븐 바이오사이언스의 뇌전증 신약 오파칼림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최대 7억9,500만 달러, 우리 돈 약 1조1,000억 원이다. 계약금만 4억 달러(약 5,532억 원)로,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가 신약 물질을 사 오는 계약으로는 역대 최대다.
환자와 보호자에게 중요한 건 금액보다 '이 약이 지금 내 치료와 무슨 관계인가'다. 결론부터 말하면, 새 선택지가 될 가능성은 있지만 당장 처방받을 수 있는 약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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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회사가 이미 파는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와 오파칼림은 발작을 누르는 방식이 다르다.
엑스코프리는 흥분 신호를 나르는 나트륨 채널을 억제하고, 억제 신호인 GABA의 작용을 키우는 이중 기전이다. 흥분은 누르고 진정은 돕는 식이다.
오파칼림은 신경세포의 Kv7.2·Kv7.3 칼륨 채널을 선택적으로 연다. 칼륨이 세포 밖으로 빠져나가면 세포막이 과분극돼 신경세포가 쉽게 흥분하지 못한다. 나트륨이나 GABA가 아니라 칼륨 채널을 겨냥한다는 점이 기존 약과 갈리는 지점이다. 작용하는 표적이 다르면, 기존 약이 잘 듣지 않던 난치성 환자에게 다른 반응을 기대해 볼 여지가 생긴다.
공개 연장시험에서 오파칼림 75mg를 하루 한 번 복용한 환자의 54%가 6개월 연속으로 투여 전보다 발작 빈도가 절반 이상 줄었다. 난치성 부분발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수치다.
여기서 난치성 부분발작이란 여러 약을 써도 발작이 충분히 잡히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그런 환자의 절반 이상에서 반응이 나왔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다만 이건 확정된 최종 임상 결과가 아니라 진행 중인 시험에서 나온 데이터다. 현재 오파칼림은 글로벌 임상 2·3상(RISE2, RISE3)을 진행 중이고, RISE3는 6월에 환자 모집을 마쳤다. 효능과 안전성의 최종 판정은 이 시험들이 끝나야 나온다.
솔직히 말해 국내 처방까지는 관문이 여럿 남아 있다. 임상 3상 완료, 해외 허가, 국내 품목허가, 건강보험 급여 등재 순서를 밟아야 하는데 단계마다 수년이 걸린다. SK바이오팜도 이번 발표에서 국내 허가 일정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먼저 나온 엑스코프리조차 국내에서는 별도의 허가와 급여 절차를 거치며 처방이 자리 잡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 신약 도입 소식이 곧 약국에서 받을 수 있다는 뜻은 아니라는 얘기다.
기대해도 되는 것과 아직 아닌 것을 나눠 보는 게 낫다.
지금 할 수 있는 현실적인 행동은 하나다. 임상 소식 때문에 복용 중인 약을 임의로 바꾸거나 끊지 말고, 조절이 잘 안 되는 상황이라면 앞으로 나올 치료 옵션까지 포함해 담당 의사와 상담 일정을 잡아 두는 것이다. 신약은 지금 치료를 대신할 대상이 아니라, 잘 관리하며 기다릴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