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의료체계 전문위원회가 7월 말 '소생활권' 개념을 담은 지역완결형 의료 권고안을 냈고, 개원가는 이를 사실상 진료 제한으로 보고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복지부가 소생활권을 의원급 진료 범위로 확정한 것은 아니어서, 지금 당장 다니던 병원을 못 가게 되는 것은 아니다. 8월 말 공개 토론회와 이후 제도 설계에서 소생활권이 '진료 제한 기준'인지 '인프라 배치 단위'인지가 확인해야 할 핵심 포인트다.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 당장 바뀌는 것은 없다. '소생활권 진료 제한'이라는 말이 돌지만, 보건복지부가 동네의원이 볼 수 있는 환자를 거주지 기준으로 묶겠다고 확정한 단계는 아니다. 지금 다니는 병원을 계속 다니는 데 제약이 생긴 것도 아니다.
다만 정부가 '지역완결형 의료'라는 큰 그림을 밀고 있고, 그 안에 소생활권 개념이 들어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무엇이 정해졌고 무엇이 아직 논의 중인지 구분해 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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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혁신위원회 산하 초고령사회 의료체계 전문위원회는 7월 28일 지역완결형 의료 권고안을 내놓았다. 고령 인구가 늘면서 지역 단위로 일차의료와 공공의료를 연결하자는 취지다. 7월 30일 제8차 의료혁신위원회에도 보고됐다.
권고안은 진료권을 세 층으로 나눈다. 광역을 아우르는 대진료권(5극3특), 그 아래 70개 중진료권, 그리고 시·군·구 단위의 소진료권이다. 소진료권에서는 동네의원과 공공보건의원이 경증 치료와 예방적 건강관리를 맡는 구조다. 소생활권은 전문위가 '주민이 일상적으로 생활하고 지역자원을 공유하는 지리적 단위'로 제시한 개념으로, 이 체계의 가장 작은 생활 단위에 해당한다.
문제는 이 생활 단위가 '진료 범위'로 쓰일 수 있다는 우려다. 대한내과의사회는 소생활권을 의원급 진료 범위 기준으로 삼으면 "명칭만 다를 뿐 인두제와 다름없다"고 반발했다. 인두제는 의사가 맡는 환자 수를 정해 놓고 그에 따라 보상하는 방식이라, 의원이 볼 수 있는 환자 자체가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논리는 환자 선택권이다. 사람들이 병원을 고르는 기준은 거주지만이 아니다. 직장, 학교, 교통편, 진료 시간이 모두 작용한다. 집 근처가 아니라 회사 앞 내과에 오래 다녀 온 환자라면 이 방식이 불편할 수 있다. 의사회는 대면진료는 지역으로 묶으면서 AI 기반 비대면 진료는 넓히려는 비대칭 구조도 문제 삼는다.
정리하면 이렇다. 확정된 쪽은 정부가 지역완결형 의료를 추진하고 있고, 소생활권·소진료권 개념이 권고안에 담겼다는 사실이다. 아직 정해지지 않은 쪽은 소생활권이 실제로 의원의 진료 범위를 제한하는 잣대가 될지 여부다. 복지부가 이를 진료 범위로 확정했다는 발표는 없다.
권고안은 말 그대로 권고다. 8월 말 공개 토론회가 예정돼 있고, 소생활권이 '진료를 막는 선'인지 아니면 보건지소 같은 공공 인프라를 배치하는 '행정 단위'인지에 따라 체감은 크게 달라진다. 이 대목이 정해지기 전까지는 제한이 현실이 된 것처럼 말하기 어렵다.
행동이 필요한 시점은 아직 아니다. 대신 몇 가지만 기억해 두면 된다.
만약 향후 제도가 진료 범위 제한 쪽으로 구체화된다면, 그때 자신이 다니는 병원의 위치와 대체 병원을 점검해도 늦지 않다. 지금은 확정된 규제가 아니라 방향을 두고 다투는 단계라는 점을 기억해 두는 편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