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식중독 발표에서 '원인 추정'과 '원인 확정'은 다른 말이고, 원인 균이 밝혀져도 원인 음식까지 특정되는 사건은 절반이 안 된다. 역학조사는 먹은 사람과 안 먹은 사람의 발병률을 비교해 음식을 좁히고 환자와 음식 검체에서 같은 병원체가 나와야 확정에 가까워지므로, 결과는 며칠에서 보름까지 걸린다. 발표가 추정인지 확정인지, 원인물질과 원인식품이 각각 특정됐는지, 신고 숫자의 집계 시점은 언제인지 확인하면 된다.

전북 김제 지평선축제가 끝난 뒤 식중독 의심 신고가 쏟아졌다. 김제시 집계로 10월 13일 오후 1시 기준 유증상 신고자는 861명, 누적 입원은 150명에 이르렀다. 입원 환자 가운데 34명에게서 살모넬라균이, 1명에게서 노로바이러스가, 9명에게서는 사포바이러스 같은 장염 바이러스가 나왔다. 유증상자 상당수가 축제장 한 부스에서 판 김밥을 먹은 것으로 파악됐고, 한 보도는 그 비율을 99%로 전했다.
그런데도 당국은 아직 원인을 '확정'하지 않았다. 조리 종사자와 조리도구를 정밀 검사 중이고, 결과는 19일쯤 나올 예정이다. 왜 균까지 나왔는데 원인은 미정일까. 발표를 읽는 방법을 알면 이 간극이 이해된다.

Faisal Ibne Kalam
역학조사의 출발점은 단순한 비교다. 같은 행사에 다녀온 사람들을 '증상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으로 나누고, 무엇을 먹었는지 되짚어 발병률을 견준다. 특정 음식을 먹은 집단에서 발병률이 유독 높으면 그 음식이 의심 선상에 오른다. 김제에서 김밥이 지목된 것도 이 방식이다.
다만 이 단계에서 나오는 건 '통계적으로 의심되는 음식'이지, 원인 그 자체가 아니다. 사람들의 기억에 기대는 조사라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핵심 구분이 생긴다. 당국 발표에는 원인'물질'과 원인'식품'이 따로 있다. 환자 몸에서 어떤 균이나 바이러스가 나왔는지가 원인물질이고, 그 병원체가 어떤 음식을 통해 들어왔는지가 원인식품이다.
둘은 생각보다 잘 안 맞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집계로 2025년 식중독 319건 중 원인물질이 밝혀진 건 227건(71.2%)이었지만, 원인식품까지 특정된 건 136건(42.6%)에 그쳤다. 절반 넘는 사건에서 '무슨 균인지'는 알아도 '어느 음식 탓인지'는 끝내 못 밝혔다는 뜻이다. 확정은 환자 검체에서 나온 병원체가 원인으로 지목된 음식이나 조리도구에서도 똑같이 나와, 둘이 연결될 때 가까워진다. 김제가 '살모넬라 추정'에 머문 것도 아직 그 연결이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검체 검사는 시간이 걸린다. 세균은 배양하고 바이러스는 유전자를 확인해야 하며, 환자·음식·조리기구 검체를 서로 대조해야 한다. 김제처럼 발생 초기부터 보름 가까이 걸리는 경우가 흔하다.
더 큰 벽은 음식 쪽 검체다. 2025년 부산의 의심 식중독 63건을 분석한 연구에서 원인 병원체는 대부분 환자 몸에서 나왔고, 식품·환경 검체의 검출률은 1.0%에 그쳤다. 축제처럼 음식이 이미 소비돼 보존식이 없으면 음식에서 같은 균을 잡아내기가 더 어렵다. 그래서 '원인불명'으로 끝나는 사건이 매년 적지 않다.
식중독 발표를 읽을 때는 다음을 짚어 보면 좋다.
균이 나왔다는 소식만으로 원인이 끝났다고 보긴 이르다. 음식과 병원체가 연결됐다는 발표가 나올 때까지는 '추정'으로 읽는 편이 정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