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중 돌연사는 대부분 심장성이며, 숨어 있던 관상동맥·심근 질환이 고강도 운동에서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평소 건강하다고 느껴도 운동 중 가슴 통증이나 실신을 겪었거나 가족력이 있다면 위험군일 수 있다. 하프 이상이라면 대회 수주 전 심전도·심장초음파·운동부하검사로 상태를 확인하고, 당일 낯선 흉통이나 어지럼이 오면 즉시 멈추는 기준을 정해두는 것이 안전하다.
마라톤 대회에서 발생하는 사망 사고는 대부분 심장에서 비롯된다. 가장 흔한 원인은 관상동맥이 좁아지는 죽상동맥경화로 인한 급성 심정지이고, 비대성 심근병증이나 부정맥도 지목된다. 공통점은 평소엔 별 증상이 없다가 고강도 운동이라는 방아쇠를 만나 드러난다는 데 있다.
문제는 이 위험이 남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삼성서울병원 연구팀이 2024년 발표한 분석을 보면, 마라톤을 즐기는 중년의 운동유발성 고혈압 유병률은 56%에 달했다. 전체 인구의 3~4%와 비교하면 크게 높은 수치다. 다만 이는 심장병에 걸릴 확률이 아니라 '운동 중 혈압이 과도하게 오르는 사람의 비율'이라는 점은 구분해야 한다.
운동 자체가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같은 연구가 인용한 선행 자료에서 죽상동맥경화 유병률은 일반인 22.2%, 꾸준히 운동한 사람 44.3%였다. 운동은 몸을 단련하는 동시에, 이미 있던 이상을 더 자주 자극하는 양면이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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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위험한 착각은 증상을 체력 탓으로 돌리는 것이다. 달리다 보면 숨이 차고 다리가 무거운 건 당연하지만, 그것과는 결이 다른 감각이 있다.
가슴을 짓누르는 통증, 평소와 다른 심한 호흡곤란, 핑 도는 어지럼, 토할 것 같은 느낌이 그렇다. 전에 운동 중 잠깐이라도 정신을 잃은 적이 있다면 더 분명한 신호다. 이런 경험은 피곤해서가 아니라 심장이 보내는 경고일 수 있다.
가족력도 빼놓을 수 없다. 가까운 가족 중 젊은 나이에 원인 모를 돌연사가 있었다면, 유전성 심장질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회 전 상담을 받는 편이 안전하다. 자각 증상이 없어 자신의 심장질환을 모르는 사람이 많은데, 20~30대의 질환 인지율은 20~30%대로 보고된다. 젊다고 예외가 아니라는 뜻이다.
하프마라톤 이상 고강도 코스에 처음 도전한다면, 전문가들은 대회 최소 몇 주 전에 기본 심혈관 검사를 받아둘 것을 권한다. 핵심은 세 가지다.
| 검사 | 무엇을 확인하나 | 특히 권하는 경우 |
|---|---|---|
| 심전도 | 부정맥, 심실 비대, 지난 심근경색 흔적 | 모든 중장거리 도전자 |
| 심장초음파 | 심장 구조·판막·심실 기능 | 가족력, 심잡음 등 이상 소견 |
| 운동부하검사 | 운동 중 심근 허혈 여부 | 중년 이후, 흉통 경험자 |
두근거림이 잦다면 24시간 심전도(홀터)로 간헐적 부정맥을 확인하기도 한다. 다만 연령이나 경력별 세부 기준은 자료마다 달라, 자신에게 맞는 조합은 의사와 상담해 정하는 게 맞다. 검사와 별개로 대회 2~3개월 전부터 주행 거리를 조금씩 늘리며 몸을 적응시키는 준비도 함께 권장된다.
당일에는 기준을 미리 정해두는 게 좋다. 달리는 중 평소와 다른 가슴 통증이나 심한 어지럼, 실신할 것 같은 느낌이 오면 기록을 포기하고 즉시 멈춰 현장 의료진을 찾는다. 증상을 탈수나 체력 부족으로 넘기고 다시 뛰는 것이 가장 피해야 할 선택이다.
주변도 살필 필요가 있다. 옆 사람이 비틀거리거나 자세가 무너진 채 억지로 달린다면 심정지 직전일 수 있으니, 괜찮은지 확인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게 낫다.
결승선을 통과했다고 안심하긴 이르다. 심정지를 비롯한 이상 반응은 레이스 후반부터 완주 후 몇 시간 사이에도 나타난다. 완주 뒤 갑작스러운 어지럼이나 실신 기운이 있다면 무리해서 움직이지 말고 안정을 취하며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