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는 청년층 탈모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추진하다 2026년 6월 29일 공론화 토론회를 전격 취소하면서 연내 급여화가 사실상 어려워졌다. "시간을 두고 검토한다"는 건 반대와 우선순위 논란이 정리되지 않았다는 뜻이고, 급여화는 여론 수렴을 거쳐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까지 가야 한다. 연 최대 1,797억원의 재정 부담과 비만약·피임약 등 다른 비급여 항목과의 형평성이 논의 재개의 관건이니 복지부 발표를 지켜보면 된다.
보건복지부는 2026년 6월 29일, 탈모치료제의 건강보험 적용을 논의하기로 했던 대국민 토론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 7월 4일 서울에서 '모두의 토론회' 첫 의제로 다룰 예정이었던 자리다. 복지부는 "탈모 급여 확대에 대한 여러 입장이 충분히 제기된 점을 감안해 시간을 두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올해 안 급여화는 어렵다는 신호로 읽힌다.
애초 이 논의는 2025년 12월 이재명 대통령의 급여화 검토 지시에서 출발했다. 복지부는 취업 시장에 진입하는 20~30대 청년층을 우선 대상으로 검토해 왔다. 현재는 명확한 병적 원인이 있는 원형탈모만 보험이 되고, M자형 같은 자연발생 탈모는 비급여다.
Photo by Suzi Kim on Unsplash
멈춤의 배경에는 두 갈래의 반대가 있다. 하나는 건강보험의 원칙이다. 건보는 생명과 직결된 중증 질환을 우선 보장하도록 설계돼 있는데, 노화나 유전에서 오는 탈모까지 보장하면 그 취지와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중증·희귀질환 환자들이 여전히 치료비를 호소하는 상황에서 재정 투입 순서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돈 문제다. 2025년 기준 탈모 치료제 공급액은 약 2,568억원, 병원 진료비까지 더하면 치료비 규모는 2,900억원을 넘는다. 여기에 건보를 적용하면 환자 본인부담률을 30%로 잡아도 연 1,797억원, 50%로 잡아도 1,284억원을 건보가 부담해야 한다는 추계가 나왔다. 이 금액이 매년 반복된다는 점이 신중론의 핵심 근거다.
약이나 치료가 보험 적용을 받으려면 단계가 있다. 이번처럼 정치적 계기로 시작된 사안은 먼저 공론화를 거쳐 사회적 수용성을 확인한다. 건강보험공단이 1,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에서 긍정 응답이 많았던 것이 그 과정의 일부다.
여론 수렴만으로 끝나지는 않는다. 통상 급여화는 치료 효과와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이번 토론회 취소는 이 첫 관문인 사회적 합의 단계에서 제동이 걸린 셈이다.
탈모 급여화가 도마에 오를 때 자주 함께 거론되는 항목이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당뇨나 비만 환자가 쓰는 비만치료제조차 극히 일부만 급여가 되는 상황을 들어 탈모를 먼저 추진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봤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는 피임약과 사후피임약처럼 여성의 경제활동과 직결된 약제가 아직 비급여인 점을 지적했다.
이 비교가 중요한 건, 탈모 하나만 떼어 보면 청년의 삶의 질 문제로 정당화되지만 한정된 건보 재정 안에서 다른 항목과 나란히 놓으면 우선순위 판단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정부가 "시간을 두고 검토"한다고 할 때 재는 것도 결국 이 형평성이다.
복지부는 토론회를 중단하더라도 청년 건강 문제 해결과 보장성 강화를 위한 정책 발굴은 계속하겠다고 했다. 다만 구체적 재개 시점은 제시하지 않았다.
진행 상황을 확인하려면 복지부의 후속 보도자료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논의를 지켜보면 된다. 특히 청년층·소득 기준 등 대상을 좁힌 선별 적용이나 시범사업 형태가 다시 언급되는지가 재개의 실마리다. 지금 단계에서 전면 급여화를 기정사실처럼 보기는 이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