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병변 장애가 있는 부모를 홀로 돌보다 화재로 함께 변을 당한 사건을 계기로, 가족 간병의 짐을 나눌 공적 제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와 노인장기요양의 가족요양, 갑작스러운 공백을 메우는 긴급돌봄 지원사업이 대표적이다. 직장인이라면 가족돌봄휴가와 휴직도 쓸 수 있으니, 혼자 버티기 전에 신청 요건과 창구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최근 서울 가양동의 한 아파트 화재로, 뇌병변 장애가 있는 어머니를 홀로 돌보던 아들이 어머니와 함께 숨졌다. 기초생활수급 가정에서 부모의 간병을 도맡아온 그의 사연은, 가족 돌봄이 한 사람에게만 쏠릴 때의 위태로움을 다시 일깨웠다. 간병은 몸도 마음도 서서히 소진시킨다. 그러나 그 짐을 나눠 질 공적 제도들이 생각보다 여럿 있다. 혼자 감당하다 지치기 전에, 무엇을 신청할 수 있는지부터 확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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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장애인을 돌보고 있다면 가장 먼저 볼 것은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다. 활동지원사가 집으로 방문해 목욕·용변 같은 신변 처리, 가사, 이동을 돕는 제도로, 보호자가 잠시라도 손을 뗄 시간을 확보해 준다는 점에서 간병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어준다. 지원 시간은 보건복지부의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 결과로 산출된 종합점수에 따라 월 한도가 정해지며, 장애가 무겁고 돌봄 손길이 더 필요한 사람일수록 더 많은 시간을 받을 수 있다. 소득에 따라 본인부담금이 붙는데, 2026년 기준 본인부담 상한액은 월 21만6200원이다. 가족이 직접 활동지원사가 되어 돌보는 방법도 있지만, 다른 활동지원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거나 장애가 심한 경우 등으로 제한되고 전체 시간을 가족이 맡을 수는 없다는 점을 알아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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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보는 가족이 65세 이상 노인이거나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다면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출발점이다. 장기요양등급을 인정받으면 방문요양이나 주야간보호 같은 급여를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는 '가족인 요양보호사' 제도도 있다. 보호자가 요양보호사 자격을 따면 내 가족을 돌보면서 급여를 받을 수 있는데, 인정 범위는 하루 60분·월 20일로 제한되고 다른 직장 근무시간이 월 160시간 미만이어야 하는 등 조건이 붙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문의해 등급 신청부터 시작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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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돌보던 가족이 병원에 입원하거나, 반대로 돌보던 내가 아파 잠시 손을 놓아야 할 때가 있다. 이런 돌봄 공백에는 보건복지부의 긴급돌봄 지원사업이 있다. 소득과 관계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최대 30일까지 집으로 찾아오는 재가 돌봄을 제공한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은 본인부담이 면제된다. 활동지원이나 장기요양처럼 정식 서비스가 연결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메우는 징검다리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나 복지로 누리집에서 신청한다.
간병과 일을 병행하는 근로자를 위한 제도도 있다. 가족돌봄휴가는 가족의 질병·사고·노령 등으로 급히 돌봐야 할 때 연간 최대 10일을 하루 단위로 쓸 수 있다. 더 긴 돌봄이 필요하면 가족돌봄휴직으로 연간 최장 90일까지 쉴 수 있는데, 시작 30일 전까지 사업주에게 신청서를 내야 한다. 이런 제도들은 저마다 신청 창구와 요건이 다르지만, 공통점은 하나다. 혼자 버티지 말고 먼저 알아보고 신청해야 비로소 작동한다는 것이다. 가까운 행정복지센터나 보건복지상담센터(전화 129)가 첫 상담 창구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