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잠복기는 1~4일(평균 2일)로 짧고, 성인은 증상이 나타나기 하루 전부터 이미 전염력이 있다. 잠복기와 발병의 경계는 갑작스러운 고열·오한·근육통이 시작되는 순간으로, 이 시점이 치료와 검사의 기준점이 된다. 접촉 후 최대 나흘 증상을 지켜보되, 증상이 오면 48시간 안에 진료·검사를 받는 것이 항바이러스제 효과를 살리는 길이다.
가까이 지내던 사람이 독감 확진을 받으면 가장 먼저 궁금한 건 "나는 언제쯤 증상이 나올까"다. 독감의 잠복기는 1~4일, 평균 2일이다. 질병관리청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같은 수치를 제시한다. 바이러스가 코나 목의 호흡기에 들어온 뒤 이틀 안팎이면 증상이 시작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확진자와 접촉한 날을 0일로 잡으면, 대체로 나흘 정도까지 몸 상태를 지켜보면 된다. 나흘이 지나도록 아무 증상이 없다면 그 접촉으로 감염됐을 가능성은 낮아진다. 다만 이건 확률의 문제이지 "나흘 무사통과=완전 안전"을 뜻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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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멀쩡하니 나는 괜찮다"는 판단은 위험하다. 성인은 증상이 나타나기 하루 전부터 이미 바이러스를 내보내기 때문이다. CDC도 증상 시작 하루 전부터 발병 후 5~7일까지 전염력이 있다고 본다. 전염력이 가장 센 시기는 발병 후 첫 3일이고, 열이 날 때 더 강하다.
무증상 감염자도 전파에 관여한다. CDC는 증상이 전혀 없는 사람도 바이러스를 배출해 가까운 사람에게 옮길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아이나 면역이 약한 사람은 증상이 시작된 뒤 10일 넘게 바이러스를 내보내기도 한다.
이 대목은 확진자 본인보다 그 주변 사람에게 더 중요하다. 내가 잠복기에 있다면, 증상이 나오기 전이라도 다른 사람에게는 이미 전염원일 수 있다는 얘기다. 확진자와 접촉했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며칠은 마스크와 손 위생을 챙기는 편이 안전하다.
잠복기 동안에는 증상이 없다. 문제는 그 경계가 애매하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여기서 기준이 되는 건 증상이 오는 방식이다.
독감은 대체로 갑작스럽게 온다. 38도 이상의 고열, 오한, 근육통과 전신 통증, 심한 두통이 하루 사이에 몰려오는 식이다. 감기가 콧물·목 통증부터 서서히 번지는 것과 다르다. 즉 몸이 갑자기 무겁고 오한과 근육통이 확 몰려온다면, 그 순간이 잠복기의 끝이자 발병 시점일 가능성이 크다.
이 시작 시점을 기억해두는 게 실용적으로 중요하다. 뒤에서 이야기할 치료와 검사의 기준점이 바로 "증상이 시작된 순간"이기 때문이다.
검사는 증상이 시작된 직후부터 이른 편이 좋다. 증상 발생 2~3일에 검사 정확도(민감도)가 가장 높고, 성인은 늦어도 4~5일 이내에 검체를 채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병원에서 흔히 하는 신속항원검사는 15분이면 결과가 나오지만 감염자를 모두 잡아내지는 못한다. 증상이 뚜렷한데 음성이 나오면 RT-PCR 같은 분자검사로 다시 확인할 수 있다.
시점을 서두르는 데는 이유가 있다. 타미플루, 페라미플루, 발록사비어 같은 항바이러스제는 증상이 시작된 후 48시간 안에 복용할 때 효과가 가장 크다. 여기서 48시간의 기준은 검사 양성이 나온 시점이 아니라 열·오한·근육통이 시작된 시점이다. "검사 결과를 기다리다 이틀이 지나면"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의미다.
정리하면 판단 순서는 이렇다. 확진자와 접촉했다면 최대 나흘까지 증상을 지켜본다. 갑작스러운 고열·오한·근육통이 오면 그 순간을 발병 시점으로 보고, 가능한 한 빨리, 늦어도 48시간 안에 진료와 검사를 받는다. 반대로 접촉 후 나흘이 지나도록 아무 증상이 없다면 무리해서 검사할 필요는 낮다. 다만 고령자나 만성질환자, 임신부처럼 고위험군은 증상이 애매해도 일찍 상담하는 편이 안전하다.
참고로 확진 후 격리는 증상 발생 5일 뒤, 또는 해열제 없이 열이 떨어진 지 24시간이 지나면 해제하는 것이 질병관리청 기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