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탈진은 어지럼·메스꺼움·두통과 함께 식은땀이 나는 단계로, 체온 조절이 완전히 무너지는 열사병의 앞 단계다. 두 질환을 가르는 기준은 체온 40도와 의식 변화이며, 의식이 흐려지거나 경련이 오면 응급 상황이다. 이 신호를 알아두면 달리다 멈출 순간을 놓치지 않고 열사병으로 번지기 전에 대처할 수 있다.

2026년 10월 11일 울산마라톤에서 21명이 병원으로 옮겨졌고, 대부분 열탈진 증세였다. 그날 오전 11시 기온은 26.8도로 한여름 수준은 아니었다. 선선하게 느껴지는 날씨에도 열탈진이 생긴다는 뜻이다. 열탈진은 드문 일이 아니라 가장 흔한 온열질환이다. 문제는 처음 신호를 '컨디션 난조'로 넘기다 때를 놓치는 것이다.
열탈진의 초기 증상은 비교적 또렷하다. 머리가 아프고 속이 메스껍거나 토할 것 같고, 몸에 힘이 빠지면서 불안해진다. 이때 땀은 오히려 심하게 나고 피부는 차갑고 축축하다. 달리는 중에 이런 느낌이 겹쳐 온다면, 그것이 멈추라는 신호다.

Liliana Drew
열탈진과 열사병은 겉보기에 비슷하지만 위험도가 전혀 다르다. 둘을 가르는 핵심은 체온이 40도를 넘느냐와 의식에 변화가 있느냐다.
| 구분 | 열탈진 | 열사병 |
|---|---|---|
| 중심체온 | 38~40도 | 40도 이상 |
| 의식 | 대체로 또렷함 | 혼미·섬망·경련·혼수 |
| 주요 증상 | 두통·메스꺼움·구토, 심한 땀 | 빠른 맥·호흡, 땀이 멎기도 |
| 성격 | 식히고 쉬면 회복 | 즉시 치료가 필요한 응급 |
땀이 나느냐 안 나느냐만으로 구분하려 들면 안 된다. 열사병도 초기에는 땀이 날 수 있다. 의식이 흐려지거나 말이 어눌해지고 경련이 보이면, 체온을 재지 못했더라도 열사병에 준해 대응하는 편이 안전하다.
동료나 주변 참가자가 쓰러졌을 때는 순서가 중요하다.
의식이 흐리거나 경련이 있거나 구토가 반복되면 억지로 물을 먹이지 말고 곧바로 119에 신고한다. 사레가 들려 더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열탈진 단계에서 몸 전체를 얼음물에 담그는 방법은 열사병으로 판단되기 전에는 권하지 않는다.
시간도 기준이 된다. 서늘한 곳에서 쉬고 수분을 보충해도 20~30분 안에 나아지지 않으면 열사병으로 진행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서둘러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회복되는지 확인하는 동안에는 쓰러진 사람 곁을 떠나지 않는 것이 좋다.
열탈진은 대부분 출발 전 상태에서 갈린다. 대회 전날과 당일 아침에 다음을 확인한다.
러닝을 막 시작했거나 첫 대회라면, 완주 기록보다 그날의 몸 상태를 앞에 두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이다. 열탈진의 신호를 알고 멈출 줄 아는 사람이 결국 더 오래, 더 안전하게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