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4년 8개월 이어온 지하철 출근길 시위를 8월 24일 중단했고,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9월 11일 본회의에서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 조례' 통과를 약속했다. 조례는 명칭을 '이동편의 증진'에서 '이동권 보장'으로 바꾸고 시내버스 전면 저상버스화와 특별교통수단 확충을 담아 이동 접근성을 권리로 규정한다. 다만 실제 변화는 예산과 차량 교체 일정에 달려 있어, 지금은 장애인콜택시 같은 기존 이동 지원 제도를 함께 확인해두는 편이 현실적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8월 24일 지하철 출근길 시위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2021년 12월 시작해 약 4년 8개월, 70여 차례 이어온 시위였다.
멈춘 이유는 합의가 아니라 약속이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이 장애인 이동권과 관련한 조례를 통과시키겠다고 당론으로 정한 데 따른 조건부 중단이다. 약속이 지켜지는지에 따라 시위 재개 여부도 갈릴 수 있는 구조다.
민주당은 이 조례를 '1호 당론'으로 올렸고, 소속 시의원 다수가 연서했다. 서울시의회에서 민주당이 3분의 2가 넘는 의석을 쥐고 있어, 서울시장이 재의를 요구하더라도 원안대로 통과될 수 있다는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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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상징적인 대목은 조례 이름이다. 기존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 조례'가 '교통약자의 이동권 보장 조례'로 바뀐다. 이동을 베풀어주는 '편의'가 아니라 보장해야 할 '권리'로 규정하겠다는 뜻이다.
실질 내용은 두 가지가 핵심이다. 하나는 서울 시내버스를 전부 저상버스로 전환한다는 목표다. 계단 없이 바닥이 낮아 휠체어가 오를 수 있는 버스다. 현재 서울 시내버스의 저상버스 비율은 약 79%로 알려져 있는데, 조례는 이를 100%로 명시한다.
다른 하나는 장애인콜택시 같은 특별교통수단의 운전원을 늘리는 것이다. 차량이 있어도 운전 인력이 부족하면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문제를 겨냥한 조항이다. 함께 올라온 2호 당론은 2024년 폐지된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를 되살리는 내용이다.
조례가 9월 11일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은 높다. 다만 통과가 곧 체감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짚어둘 필요가 있다.
저상버스 100% 전환은 방향을 정하는 목표일 뿐, 실제로는 예산과 차량 교체 일정에 좌우된다. 남은 20%가량을 언제까지 바꾸는지, 특별교통수단 운전원을 몇 명 어느 시점에 늘리는지 같은 구체적인 시기와 규모는 조례 문구만으로는 확정되지 않는다. 이동이 급한 가족이라면 이 부분이 이후 발표에서 어떻게 채워지는지를 확인하는 편이 좋다.
조례의 효과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이미 운영 중인 제도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장애인콜택시다.
서울에서는 서울시설공단이 운영하며, 보행이 어려운 중증장애인이 주 대상이다. 이용하려면 먼저 대상자 등록이 필요하고, 콜센터(1588-4388)나 전용 앱으로 배차를 신청한다. 등록 때는 장애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증명 서류를 낸다.
요금은 일반 택시보다 낮게 책정돼 있고, 사전 등록만 마쳐두면 필요할 때 바로 배차를 요청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지역마다 교통약자 이동지원센터가 따로 있으니, 거주 지역 센터에 이용 기준과 요금, 운행 시간을 미리 문의해두면 급할 때 헤매지 않는다.
지하철은 역별로 엘리베이터 설치 여부와 위치가 제각각이다. 자주 다니는 역의 무장애 동선을 미리 확인해두는 것도 방법이다. 결국 조례가 바꾸려는 것은 이런 개별 수단을 아쉬운 대로 부탁하는 게 아니라, 언제든 권리로 쓸 수 있게 만드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