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에서 직접 경찰서를 찾아 학대를 신고한 11세 아동이 사흘 뒤 숨진 사건은 신고 창구를 알아두는 일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아동학대가 의심되면 국번 없이 112로 신고할 수 있고, 아이지킴콜 112 앱과 112 문자 신고 등 아이 스스로 쓸 수 있는 통로도 있다. 이 글은 신고 방법과 접수 이후 절차, 신고자 보호 규정을 정리한다.
지난 8월 충남 천안에서 11세 아동이 숨진 사건은 많은 사람을 먹먹하게 했다.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이 아이는 사망 사흘 전 한 식당 종업원의 손에 이끌려 직접 경찰서를 찾아 "외할머니에게 맞았다"고 신고했다. 경찰은 응급조치를 하고 법원에 접근금지 임시조치를 청구했지만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아이는 결국 교회에서 오랜 시간 묶인 채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과 2024년, 그리고 사망 직전까지 여러 차례 학대 신고가 있었다는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이 비극은 "이상하다 싶을 때 어디에, 어떻게 신고해야 하는가"라는 현실적인 물음을 남긴다. 아이를 돌보는 보호자와 교사라면, 창구를 미리 알아두는 것만으로도 결정적인 순간에 손을 내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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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가 의심될 때 가장 먼저 떠올려야 할 번호는 국번 없이 112다. 112는 24시간 운영되며, 긴급한 상황에서 경찰이 즉시 출동하는 통로다. 예전에는 아동학대 신고 전용번호(112와 별도)가 있었지만, 현재는 112로 일원화돼 있다. 보건복지부 복지상담센터 129로도 상담과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아이나 가해 의심자의 인적사항을 정확히 몰라도 신고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찰청 안내에 따르면 아동의 정보, 학대가 의심되는 사람, 그리고 위험에 처했다고 판단한 이유를 설명하면 되고, 정보가 부족하더라도 가능한 만큼만 전하면 된다. 확신이 서지 않아 망설이는 사이 시기를 놓치는 것이 더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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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사건이 보여주듯 아이가 직접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시 등 지자체는 아동학대 신고와 상담을 돕는 '아이지킴콜 112' 앱을 안내한다. 전화로 말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112 문자 신고나 112 긴급신고 앱을 이용해 소리 없이 신고할 수도 있다. 가해자와 한 공간에 있어 통화가 어려울 때 특히 유용하다.
아이에게는 "무섭거나 아플 때는 112에 전화하거나 문자를 보내도 된다", "학교 선생님이나 믿을 수 있는 어른에게 말해도 된다"는 점을 평소에 알려 두는 것이 좋다. 학교, 지역아동센터, 주민센터의 아동보호 담당 부서, 아동보호전문기관도 방문해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창구다.

Natalie Dmay
신고를 망설이게 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다음'이 그려지지 않아서다.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에 따르면, 신고가 접수되면 수사기관과 시·군·구는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즉시 조사 또는 수사에 착수한다. 경찰과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이 현장에 나가 피해아동과 가해 의심자를 분리된 장소에서 조사하고 증거를 확보한다.
위험이 크다고 판단되면 응급조치로 피해아동과 그 형제자매를 학대행위자로부터 분리해 보호시설이나 의료기관으로 인도할 수 있다. 나아가 법원의 임시조치를 통해 가해자를 주거에서 퇴거시키거나 아동의 주거·학교 100미터 이내 접근금지, 전화·문자 등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를 명령할 수 있다. 다만 천안 사건처럼 법원이 임시조치를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도 있어, 초기 신고 단계에서 위험 정황을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고를 꺼리는 또 다른 이유는 '괜히 나섰다가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그러나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와 제62조는 신고자의 신분을 보호하도록 정하고 있다. 오히려 교사·의료인 등 신고의무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신고하지 않으면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핵심은 간단하다. 아이의 몸에 반복되는 상처, 지나친 위축, 방임의 흔적처럼 '이상하다' 싶은 신호가 보이면, 확증을 기다리지 말고 112에 알리는 것이다. 판단은 조사기관의 몫이다. 한 번의 신고가 아이에게는 유일한 탈출구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