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발달장애 자녀를 둔 보호자가 아프거나 떠났을 때 자녀에게는 당장의 돌봄, 장기 거처, 결정권이라는 세 가지 공백이 동시에 생긴다. 각각 긴급돌봄, 장애인 거주시설, 성년후견 제도가 담당하며 상당수는 부모 생전에 미리 신청해야 작동한다. 우리 가정에 무엇이 급한지는 발달장애인지원센터(1522-2882) 상담으로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성인 발달장애 자녀를 돌보는 보호자가 갑자기 입원하거나 세상을 떠나면, 자녀에게는 한꺼번에 세 가지 공백이 생긴다. 당장 오늘 밤 누가 돌보느냐, 앞으로 어디서 사느냐, 그리고 돈과 의료 같은 중요한 결정을 누가 대신하느냐다.
이 세 가지는 담당하는 제도가 서로 다르고, 상당수는 일이 닥친 뒤가 아니라 부모가 건강할 때 미리 신청해 두어야 작동한다. 최근 중증 자폐 아들을 오래 돌봐 온 전경철 작가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이 준비의 무게가 다시 주목받았다. 순서대로 짚어 본다.

Mikhail Nilov
보호자가 갑자기 입원하거나 경조사, 심신 소진 같은 긴급 상황을 맞았을 때를 위한 제도가 최중증 발달장애인 긴급돌봄이다. 보건복지부가 시범사업으로 운영하며, 긴급 상황이 생기면 1회 최대 5일, 1년에 최대 30일까지 24시간 돌봄을 지원한다.
대상은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 이용자이거나, 발달장애 지수(GAS) 30 이하 또는 지능지수 35 이하로 예외적 가족활동지원에 선정된 경우다. 아직 시범사업 단계라 지역마다 제공 여부가 다를 수 있으니, 우리 지역에서 이용 가능한지부터 발달장애인지원센터에 확인해 두는 게 좋다.
당장의 며칠이 아니라 앞으로 지낼 곳이 문제라면 장애인 거주시설 이용을 살펴야 한다. 본인이나 가족이 주소지 관할 시·군·구청장에게 신청하면, 담당 공무원이 필요성과 가정 형편 등 적격성을 심사한 뒤 입소 여부를 결정한다. 절차는 상담, 신청, 심사, 입소 결정 순으로 진행된다. 상담 단계에서 어떤 시설에 자리가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흐름이다.
거처만큼 중요한 게 결정권이다. 부모가 없으면 자녀의 재산 관리나 의료 동의 같은 결정을 대신할 사람이 필요하다. 이때가 성년후견제도다. 정신적 제약으로 스스로 사무를 처리하기 어려운 성인을 위해 가정법원이 후견인을 선임해, 재산 관리와 일상생활 전반을 대신하거나 돕게 하는 제도다.
발달장애인은 공공후견 지원사업을 통해 후견인을 연계받을 수 있다. 만 19세 이상 발달장애인이 대상이며, 본인이나 가족, 지원센터, 읍·면·동 주민센터 등이 신청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시점이다. 부모가 생전에 미리 공공후견을 신청하거나 후견인 후보를 정해 두는 편이 권장된다. 부모 사후에 급히 진행하면 그사이 결정권의 공백이 생기기 때문이다.
세 제도 모두 서류와 신청 절차가 필요하다. 아래는 지금 챙겨 둘 만한 항목이다.
세 제도를 목적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제도 | 성격 | 신청처 |
|---|---|---|
| 긴급돌봄 | 단기 24시간 돌봄 | 발달장애인지원센터 |
| 거주시설 입소 | 장기 거처 | 시·군·구청 |
| 성년후견 | 결정권 대리 | 읍·면·동, 가정법원 |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상담이 출발점이다. 중앙·지역 발달장애인지원센터 상담 전화는 국번과 함께 1522-2882이며, 후견을 포함한 권리 관련 상담도 이곳에서 받는다. 복지 제도 전반은 보건복지상담센터 129로 물을 수 있다.
세 가지 공백 중 무엇이 우리 가정에 더 급한지는 자녀의 상태와 가족 상황에 따라 다르다. 그래서 정답을 혼자 정하기보다, 주소지 읍·면·동 주민센터나 지원센터 상담을 통해 우선순위를 함께 정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준비는 건강할 때 시작할수록 자녀에게 남는 공백이 작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