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비만약 에페가 10월 말 출시되며 위고비·마운자로와 함께 선택지가 셋으로 늘었다. 세 약은 모두 주 1회 주사제지만 성분과 작용 기전, 허가 적응증, 가격이 달라 체중감량률 숫자만으로 비교하면 오판하기 쉽다. 당뇨·심혈관 동반 질환 여부와 본인 BMI가 적응증에 맞는지, 비용과 보험 적용 여부를 진료실에서 함께 확인해야 한다.
한미약품의 국산 비만 신약 '에페'(성분 에페글레나타이드)가 2026년 10월 말 출시를 앞두면서, 국내 비만약 선택지는 위고비·마운자로에 이어 셋이 됐다. 세 약 모두 주 1회 맞는 주사제라는 점은 같지만, 성분과 작용 방식, 허가받은 적응증, 가격은 제각각이다. 그래서 "몇 퍼센트 빠진다"는 체중감량률 하나만 보고 고르면 엉뚱한 선택을 하기 쉽다.
비교의 출발점은 세 가지다. 어떤 성분이 어떤 원리로 작용하는지, 무슨 환자에게 허가됐는지, 그리고 얼마가 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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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의 성분은 세마글루티드다. 몸에서 식욕과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GLP-1의 작용을 흉내 내는 단일 작용제다. 이달 출시되는 에페도 성분은 다르지만 같은 GLP-1 계열로, 국내에서 개발된 첫 GLP-1 비만약이다.
마운자로는 결이 다르다. 성분 티르제파타이드는 GLP-1과 함께 GIP라는 또 다른 호르몬 수용체에도 작용하는 '이중 작용제'다. 두 경로를 동시에 건드린다는 점이 임상에서 더 큰 체중 변화로 이어진 배경으로 거론된다.
| 약 | 성분 | 작용 기전 | 투여 |
|---|---|---|---|
| 위고비 | 세마글루티드 | GLP-1 단일 | 주 1회 피하주사 |
| 마운자로 | 티르제파타이드 | GIP·GLP-1 이중 | 주 1회 피하주사 |
| 에페 | 에페글레나타이드 | GLP-1 단일 | 주 1회 피하주사 |
성분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이 '누구에게 허가됐는가'다. 위고비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23년 4월 체중 관리 보조제로 승인했다. 대상은 초기 BMI 30 이상이거나, BMI 27 이상이면서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하나 이상 있는 환자다. 2024년 7월에는 심혈관 질환이 있는 과체중 환자에서 심근경색·뇌졸중 같은 주요 심혈관 사건 위험을 줄이는 용도로 적응증이 추가됐다.
마운자로는 제형에 따라 허가 범위가 갈린다. 국내에서 당뇨병 혈당 조절 보조제로 허가됐고, 프리필드펜 제형은 비만·과체중 체중 관리에도 허가됐다. 다만 2025년 12월 허가된 바이알 제형은 체중 관리 효능이 빠진 당뇨 전용이다. 즉 같은 마운자로라도 제형에 따라 비만 치료에 쓸 수 있는지가 다르다.
에페는 당뇨를 동반하지 않은 초기 BMI 30 이상 비만 환자와 일부 과체중 환자를 대상으로 허가됐다. 당뇨 적응증은 별도 임상을 거쳐 추후를 목표로 하고 있다.
가장 흔한 오해가 체중감량률 숫자를 나란히 놓고 우열을 가리는 것이다. 공개된 임상 수치는 에페가 3상 40주 중간 결과 평균 9.75%, 위고비가 약 12~15%, 마운자로가 72주 임상 최고 용량군에서 평균 20.9%였다.
그러나 이 숫자들은 투여 기간, 용량, 대상 환자군이 모두 다른 별개 임상의 결과다. 72주와 40주를 같은 선에 놓을 수 없고, 한미약품도 임상 조건을 함께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치는 참고치일 뿐, 내 몸에서의 결과를 보장하지 않는다.
에페는 가격을 무기로 들고 나왔다.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첫 4주 투약분 공급가가 약 12만 9,800원으로 추정돼, 위고비 시작 용량보다 약 40%, 마운자로 2.5mg보다 약 53% 낮은 수준이다. 다만 이는 추정 공급가이고, 실제 환자 부담은 약국 판매가와 처방비에 따라 달라진다.
보험도 변수다. 비만치료제는 현재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약값을 전액 본인이 낸다. 다만 한국노보노디스크가 위고비의 건강보험 급여를 신청한 상태여서, 적용 여부에 따라 약별 가격 경쟁 구도가 바뀔 수 있다.
약은 결국 의사와 함께 정해야 한다. 진료 전 아래를 짚어두면 상담이 짧아진다.
체중감량률이 가장 높은 약이 나에게 맞는 약은 아니다. 동반 질환과 적응증, 비용과 내약성을 함께 놓고 판단하는 것이 순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