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 소아응급을 맡아온 아주대병원 전문의 다수가 사직 의사를 밝히며 소아응급 대기가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럴수록 열의 높이가 아니라 경련·호흡곤란·의식 저하 같은 분명한 위험 신호로 응급 여부를 가르는 것이 중요하다. 신호가 없다면 1339 상담과 달빛어린이병원을 먼저 활용하고, 해당 신호가 있으면 지체 없이 응급실로 가면 된다.
아이가 밤에 열이 나거나 토하면 보호자는 응급실부터 떠올린다. 그런데 소아응급은 인력이 넉넉한 분야가 아니다. 데일리메디 보도에 따르면 경기남부권 소아 약 66만 명의 응급진료를 맡아온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에서 소아응급의학과 전문의 9명 중 7명이 사직 의사를 밝혔다. 센터 한 곳이 흔들리면 중증 소아가 다른 병원으로 몰려 대기가 길어진다.
그래서 더 중요해지는 게 집에서의 판단이다. 열이 몇 도인가보다, 아이가 어떤 상태인가를 보는 쪽이 정확하다. 아래 신호가 하나라도 있으면 시간과 상관없이 응급실이고, 없으면 대개 지켜보거나 낮 진료로 충분하다.
Photo by Navy Medicine on Unsplash
다음은 밤이든 휴일이든 기다리지 말아야 하는 신호다.
이 신호들의 공통점은 '열의 높이'와 무관하다는 것이다. 열이 38.5℃라도 잘 놀면 급하지 않고, 열이 없어도 숨이 가쁘거나 처지면 급하다.
반대로 열이 나더라도 아이가 잘 놀고, 먹고, 자고, 깨어 있을 때 반응이 또렷하면 대개 집에서 지켜볼 수 있다. 해열제로 열을 조절하면서 상태를 관찰하면 된다.
열 자체는 하루 이틀이면 경과를 지켜보고, 3일 이상 이어지면 그때 낮에 소아청소년과를 찾는 편이 낫다. 콧물, 가벼운 기침, 하루 한두 번의 구토처럼 전신 상태가 괜찮은 경증은 응급실에서 할 수 있는 처치가 많지 않다. 이런 경우 새벽 응급실 대기는 아이도 보호자도 지치게 할 뿐이다.
위험 신호는 아닌데 집에서 보기엔 불안할 때가 가장 많다. 그럴 때 순서가 있다.
먼저 1339에 전화한다. 24시간 무료로 운영되는 응급의료상담 번호로, 증상을 말하면 지금 응급실에 가야 할지, 아침까지 기다려도 될지, 가까운 문 연 병원이 어디인지 안내받을 수 있다.
경증인데 문 연 병원이 필요하면 달빛어린이병원을 찾는다. 만 18세 이하 소아·청소년의 경증 질환을 야간과 휴일에 진료하는 곳이다. 운영 시간은 병원과 지역마다 달라 전국이 같지 않으므로, 응급의료포털 E-Gen에서 지역명으로 검색하고 전화로 대기 상황을 확인한 뒤 가는 게 안전하다.
앞서 적은 위험 신호에 해당하면 이 순서를 건너뛰고 119에 연락하거나 곧바로 응급실로 간다. 판단이 서지 않을 때도 119 상담이 먼저다.
밤에 당황하지 않으려면 미리 기준을 정해두는 게 낫다. 다음 중 하나라도 '예'면 응급실, 전부 '아니오'면 관찰 또는 1339 상담으로 생각하면 된다.
이 목록은 전문의 진단을 대신하지 못한다. 다만 '열이 높으니 무조건 응급실'이라는 생각 대신 아이의 상태를 보는 습관을 들이면, 정작 급한 아이가 제때 진료받을 자리를 지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