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명의료 중단은 임종 과정에 들어선 환자의 연명장치를 멈추는 것으로 현행법상 가능하지만, 의사의 도움으로 죽음을 앞당기는 조력존엄사는 아직 법안 발의 단계로 허용되지 않는다. 이는 지금 선택할 수 있는 준비가 조력존엄사가 아니라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이라는 뜻이다. 만 19세 이상이면 등록기관을 직접 방문해 무료로 작성할 수 있으며, 가족과 연명의료 방침을 미리 공유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말기 치료를 앞두고 "조력존엄사"라는 말을 들으면, 지금 선택할 수 있는 길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두 가지는 전혀 다른 결정이고, 지금 법적으로 가능한 것은 한쪽뿐이다.
연명의료 중단은 이미 임종 과정에 들어선 환자에게서 인공호흡기나 심폐소생술 같은 연명장치를 멈추거나 시작하지 않는 것이다. 죽음을 앞당기는 것이 아니라, 회복 가능성이 없는 상태에서 자연스러운 경과를 막지 않는 쪽에 가깝다. 2018년 시행된 연명의료결정법이 이를 뒷받침한다.
조력존엄사(의사조력사망)는 다르다. 말기 환자가 의사의 도움을 받아 약물을 스스로 투여하는 방식으로 죽음을 앞당기는 것으로, 의료진이 생명 단축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이 점이 현행법으로는 허용되지 않는 핵심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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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면 경계는 '임종 과정'과 '적극적 개입'이다.
현행법상 연명의료 중단은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에게만 적용된다. 아직 임종기에 이르지 않은 말기 환자는, 고통이 크더라도 현행법으로는 치료 중단을 선택하기 어렵다. 이 공백이 조력존엄사 논의가 나오는 배경이다.
조력존엄사법은 연명의료결정법 개정안 형태로 2022년 처음 발의됐고, 2024년 6월 안규백 의원이 다시 발의했다. 그러나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의료계는 "의사의 도움을 받는 자살 합법화"라며 반대했고, 보건복지부도 국가의 생명 존중 의무와 상충한다는 의견을 냈다. 반면 여론조사에서는 찬성이 높게 나온다. 한국리서치 조사에서 82%, 윤영호 교수팀 조사에서 76.3%가 찬성했다.
여기서 사실과 전망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찬성 여론이 높다는 것과 법이 통과됐다는 것은 다르다. 헌법재판소는 과거 연명치료 중단과 관련한 헌법소원에서, 자기결정권이 기본권이기는 하나 국가가 관련 법을 만들 의무까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각하한 바 있다. 2024년 5월에는 헌재에서 '의료조력사에 관한 헌법적 고찰' 발표회가 열려 논의가 공론장에 올랐지만, 이는 입법이나 판단이 아니라 논의 단계다. 법안의 현재 심사 상태는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서 확인하는 것이 정확하다.
조력존엄사를 기다리기보다, 지금 할 수 있는 준비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이다.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작성할 수 있다. 건강할 때 미리, 훗날 임종 과정에 들어섰을 때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문서로 남기는 것이다. 절차는 다음과 같다.
한 번 작성해도 마음이 바뀌면 철회할 수 있으니, 지금의 생각을 기록으로 남겨둔다고 생각하면 된다.
의향서보다 중요한 것은, 그 결정을 가족이 알고 있는가다. 다음을 미리 확인해 두면 급박한 순간의 혼란을 줄일 수 있다.
이런 대화는 꺼내기 어렵지만, 미루면 결국 가족이 대신 추측해 결정하게 된다. 조력존엄사가 가능해지기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임종기 연명의료에 대한 선택과 그 선택을 공유하는 일은 지금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