뽕잎·녹차처럼 혈당에 좋다고 알려진 차는 탄수화물 흡수를 늦추는 기전이 보고됐지만, 사람 대상 근거의 수준은 차종마다 다르고 대부분 소규모·단기 연구다. 무가당 차가 단 음료를 대신하면 도움이 될 수 있어도 차 자체가 당뇨 치료를 대신하지는 못하며, 가당 제품이나 약 상호작용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당뇨약이나 와파린을 복용 중이라면 차를 늘리기 전에 당 첨가 여부를 확인하고 의료진과 상담하는 게 안전하다.

결론부터 말하면, 설탕이 든 음료 대신 무가당 차를 마시는 것은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특정 차가 혈당을 '내려준다'는 기대는 신중하게 봐야 한다. 차종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근거의 무게가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혈당에 좋은 차'라도 어떤 것은 기전과 임상 연구가 있고, 어떤 것은 광고 문구뿐이다. 그래서 효과를 따지기 전에 근거가 어느 수준인지부터 구분하는 게 먼저다.

i-SENS, USA
뽕잎은 상대적으로 사람 대상 연구가 분명한 편이다. 뽕잎에 든 DNJ 성분이 장에서 탄수화물을 포도당으로 분해하는 효소(알파글루코시다아제)의 작용을 억제해, 식후 혈당이 오르는 속도를 늦추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한 연구에서는 뽕잎 추출물을 250~500mg 먹었을 때 식후 혈당 상승 곡선이 완만해졌고, 125mg에서는 가짜약과 큰 차이가 없었다. 주목할 점은 이게 '차 한 잔'이 아니라 성분을 농축한 추출물을 쓴 결과이고, 표본이 적고 기간이 짧은 연구라는 사실이다. 티백 뽕잎차 한 잔이 같은 효과를 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녹차는 연구가 가장 많은 축에 속하지만, 결과는 조심스럽다. 시험관 실험에서는 녹차 추출물이 식후 혈당을 올리는 효소의 활성을 억제했다. 문제는 사람 몸에서도 그만큼 뚜렷하게 나타나는지다.
녹차를 다룬 체계적 문헌고찰은 "임상시험 결과가 유망하긴 하나 매우 제한적"이라고 정리한다. 체중 감량과 관련해서도 코크란 리뷰는 녹차의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고 봤다. 녹차를 혈당이나 체중의 '해결책'으로 기대하기보다, 단 음료를 대신하는 무가당 선택지 정도로 두는 편이 현실적이다.
여주처럼 "혈당에 좋다"고 널리 홍보되는 재료도 있다. 다만 이런 주장 상당수는 원 논문이 아니라 2차 자료나 광고를 거치며 부풀려진다. "수천 명 임상"처럼 구체적으로 보이는 숫자도 출처를 따라가면 확인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핵심은 두 가지다. 추출물·고용량 실험 결과를 일상적으로 마시는 차 한 잔으로 바꿔 생각하지 말 것, 그리고 '효과 있음'과 '치료됨'은 다른 말이라는 점이다. 기전 연구나 동물 실험은 가능성을 보여줄 뿐, 사람에게 확정된 효과를 보장하지 않는다.
가장 먼저 볼 것은 당 첨가 여부다. 시판되는 '혈당 케어' 음료나 과일차 중에는 설탕·시럽이 든 제품이 적지 않다. 아무리 좋은 원료라도 당이 더해지면 혈당에는 오히려 역효과다. 가당 여부를 성분표에서 확인하고, 되도록 무가당으로 고른다.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상호작용을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한다.
차는 식습관의 일부일 뿐, 당뇨 치료제가 아니다. 처방약을 차로 대체하거나 임의로 줄이는 것은 위험하다. 아래 경우에 해당한다면 차를 늘리기 전에 의료진과 먼저 상의하는 게 안전하다.
무가당 차를 물처럼 즐기는 것은 대체로 무해하고, 단 음료를 끊는 계기로도 좋다. 다만 "이 차가 혈당을 잡아준다"는 기대만으로 검증과 치료를 미루지는 말자. 숫자는 결국 혈당 측정기와 정기 검진이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