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2027년 건강보험료율을 올해와 같은 7.19%로 동결했다. 직장가입자가 부담하는 몫이 소득의 3.595%로 유지돼 급여명세서의 건강보험 항목은 이번 결정만으로는 바뀌지 않는다. 다만 1분기에만 4조 원대 적자가 난 상황에서의 동결이라, 향후 인상 가능성과 본인부담 완화 일정은 별도로 확인해 두는 편이 좋다.

보건복지부는 2026년 9월 8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2027년 건강보험료율을 7.19%로 정했다. 올해와 같은 수치, 즉 동결이다. 눈에 띄는 점은 건강보험 재정이 좋아서 내린 결정이 아니라는 것이다. 건보는 올해 1분기에만 4조 원대 적자를 냈고, 2020년 흑자로 돌아선 뒤 6년 만에 연간 기준 적자 전환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동결이 가능했던 근거는 세 가지다. 누적 준비금이 30조 2000억 원 남아 있고, 내년 정부 지원금이 1조 1000억 원 늘어나며, 반도체 산업 호황으로 보험료 수입이 3조 8000억 원가량 더 들어올 것으로 정부는 봤다. 당장 곳간이 비지는 않으니 국민 부담을 늘리지 않겠다는 판단이다.

Jinshu Pulpatta
직장가입자의 건강보험료는 회사와 근로자가 정확히 절반씩 낸다. 요율이 7.19%라도 근로자 지갑에서 나가는 몫은 그 절반인 소득의 3.595%다. 월 보수가 300만 원이면 대략 10만 7000원 안팎, 400만 원이면 14만 원 안팎이 근로자 부담분으로 빠진다.
핵심은 이 비율이 올해와 같다는 점이다. 요율이 그대로이므로, 연봉이 오르거나 상여가 반영돼 보수월액 자체가 바뀌지 않는 한 급여명세서의 건강보험 항목 숫자는 이번 결정만으로는 움직이지 않는다. 동결은 인하가 아니라 '작년만큼 낸다'는 뜻이라는 점만 기억하면 된다.
다만 건강보험료에 얹혀 부과되는 장기요양보험료가 함께 조정될 수 있어, 명세서에서 두 항목을 따로 확인해 두는 편이 정확하다.
지역가입자는 소득뿐 아니라 재산에도 보험료가 매겨진다. 이번에 재산 부과점수당 금액도 211.5원으로 동결됐다. 즉 직장가입자와 마찬가지로 부과 기준 자체는 그대로다.
차이는 변수에 있다. 직장인은 소득 하나로 계산이 끝나지만, 지역가입자는 보유 재산이나 자동차 같은 항목이 재산정될 때 부담이 달라질 수 있다. 요율이 동결됐다고 해서 지역가입자의 납부액이 무조건 작년과 같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재산 변동이 있었다면 요율과 별개로 부과액을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동결이 마냥 반가운 소식만은 아니다. 이번 결정을 두고 보건의료노조와 대한의사협회는 재정 악화를 우려했다. 노조는 지난해 진료비가 125조 원에 달했고 올해도 약 3조 원의 당기 적자가 예상되며, 이 속도라면 누적 적립금이 2028년 고갈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정 기준상 정부는 예상 보험료 수입의 20%를 지원해야 하지만 내년 국고지원금은 13조 8000억 원으로 14.4% 수준에 그친다는 점도 비판의 근거다.
반대로 가입자 입장에서 반가운 변화도 있다. 희귀·중증난치질환 본인부담률은 현재 10%에서 2028년 7월 이후 7%로 낮아지고, 정부는 최종적으로 5%까지 내리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정리하면, 동결로 올해 부담은 유지되지만 재정 상황은 빠듯하다. 지금 확인할 것은 두 가지다. 내 명세서의 장기요양보험료 항목이 그대로인지, 그리고 본인이 해당된다면 중증질환 본인부담 완화 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