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가 성인 60명 중 1명꼴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며 9월 중순 HIV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해외 확산 소식에 불안하다면, 한국에서는 보건소에서 이름과 주민번호를 밝히지 않고 무료로 30분 만에 신속검사를 받을 수 있다. 감염이 의심되는 행동 뒤 약 4주가 지났고 결과가 걱정된다면 익명 검사를 먼저 고려해 볼 만하다.

피지 보건부 장관은 9월 중순 HIV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UNAIDS도 9월 16일 지원 입장을 냈다. 규모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피지 정부는 성인 60명 중 약 1명이 HIV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한다.
UNAIDS 집계를 보면 신규 감염은 2010년부터 2025년 사이 12배로 늘었다. 2025년 기준 감염인은 약 9,100명으로 추정되는데, 이 가운데 자신의 감염 사실을 아는 사람은 39%, 치료를 받는 사람은 22%에 그친다. 아는 사람이 절반도 안 된다는 점이 확산을 키우는 핵심이다. 자신이 감염된 줄 모르면 치료도, 추가 전파를 막는 조치도 늦어지기 때문이다. 알려진 전파 경로 중에서는 성접촉이 절반 이상, 주사기 공유를 통한 감염이 42% 이상을 차지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신규 진단이 가파르게 늘어난 점도 비상사태 선언의 배경이 됐다.
UNAIDS는 이 사태를 두고 "에이즈가 끝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일깨운다"고 밝혔다. 한 나라의 통계지만, 검사와 조기 진단이 왜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Zakir Rushanly
뉴스를 보고 불안해졌다면, 검사 자체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전국 보건소에서 HIV 신속검사를 받을 수 있는데, 손가락 끝에서 혈액 한 방울을 채취해 30분 안에 결과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가장 걱정되는 부분인 익명성도 보장된다. 보건소 익명 검사는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를 밝히지 않고 받을 수 있다. 접수증에는 본인이 정한 가명이나 숫자를 적고, 결과를 확인할 때 그 번호로 신원을 대신한다. 비용은 무료이며, 거주지나 국적과 관계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서울시의 경우 자치구 보건소에서 평일 낮 시간대에 운영한다.
주의할 점은 신속검사가 '선별' 단계라는 것이다. 결과가 음성이면 그대로 안심하면 되지만, 양성 반응이 나오면 그 자체로 확진이 아니라 정밀(확인) 검사로 한 번 더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신속검사는 걸러내는 1차 관문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병원에서도 검사를 받을 수 있지만 이 경우 실명으로 기록이 남고 비용이 들 수 있어, 익명성이 중요하다면 보건소 쪽이 부담이 적다.
검사 시점은 아무 때나가 아니라 기준이 있다. 감염이 의심되는 행동을 한 직후에 검사하면 정확하지 않을 수 있는데, 감염 초기에는 항체가 아직 검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보건소는 의심 행동 이후 약 4주가 지난 뒤 검사받기를 권한다.
다음 중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검사를 고려할 만하다.
반대로 일상적인 접촉, 식기 공유, 악수 같은 경로로는 감염되지 않는다. 막연한 공포로 검사를 서두르기보다, 위험 행동이 있었는지와 그 시점이 4주를 지났는지를 먼저 따져 보는 편이 합리적이다. 판단이 서지 않으면 가까운 보건소에 익명으로 문의해 상담부터 받아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