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타구니 앞쪽 통증은 고관절, 무릎 아래로 저리는 방사통은 허리 신경 문제에 가깝다. 두 질환은 엉덩이·허벅지로 통증이 번져 헷갈리지만, 아픈 위치와 악화되는 동작, 저림 여부로 상당 부분 갈라볼 수 있다. 다만 둘이 겹치기도 하므로 엑스레이·MRI·진단적 주사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정확하다.
엉덩이나 사타구니가 아프면 대부분 허리부터 떠올린다. 하지만 사타구니 깊숙한 곳이 뻐근하게 아프다면 오히려 고관절을 먼저 의심하는 편이 맞다.
통증 위치가 첫 번째 갈림길이다. 고관절 병변은 사타구니 앞쪽, 허벅지 앞, 옆 엉덩이에 통증이 모인다. 무릎 근처까지는 내려가도 무릎 아래로는 잘 뻗지 않는다. 반대로 허리디스크는 허리에서 시작해 엉덩이 뒤쪽, 허벅지 뒤, 종아리를 지나 발끝까지 이어지는 방사통이 특징이다.
두 질환이 헷갈리는 이유도 여기 있다. 둘 다 엉덩이와 허벅지로 통증이 번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위치만으로 단정하긴 어렵고, 아래의 다른 단서를 함께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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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의 성질을 구분하면 방향이 더 뚜렷해진다. 다리나 발이 저리고 찌릿하거나, 발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 있다면 신경이 눌린 것이므로 허리 쪽일 가능성이 크다. 고관절에서 오는 통증은 저림보다는 관절이 뻐근하거나 콕콕 쑤시는 형태에 가깝다.
한 가지 함정도 있다. 사타구니 통증을 담당하는 신경 일부는 위쪽 허리뼈에서 나온다. 그래서 사타구니가 아프다고 무조건 고관절인 것은 아니고, 위쪽 요추 신경이 원인일 때도 있다. 위치와 저림 여부를 같이 따져야 하는 이유다.
어떤 동작에서 아픈지가 실용적인 단서다. 고관절 문제는 관절을 접는 동작에서 두드러진다. 양말이나 신발을 신을 때, 차에 타고 내릴 때, 오래 앉았다 일어설 때 사타구니가 걸리듯 아프다. 계단을 오르거나 오래 걸을 때 심해지고, 관절이 '딸깍' 걸리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앉았다 일어나 처음 몇 걸음을 절뚝이다 풀리는 양상도 흔하다.
허리 문제는 결이 다르다. 오래 앉거나 서 있을 때, 허리를 굽히고 비틀 때, 자다가 돌아누울 때 통증과 다리 저림이 심해진다.
집에서 볼 수 있는 힌트도 있다. 누워서 무릎을 편 채 한쪽 다리를 천천히 들어 올릴 때 다리 뒤로 저림이나 당김이 뻗치면 디스크를 의심할 수 있다. 반대로 고관절과 무릎을 접어 다리를 몸 안쪽으로 돌릴 때 사타구니가 아프면 고관절 쪽 신호에 가깝다.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참고용이지 진단이 아니다.
진료실에서는 먼저 통증 위치와 걸음걸이를 보고 유발 검사를 한다. 그다음 영상 검사로 넘어간다. 서울아산병원 자료에 따르면 고관절 골관절염은 대개 문진과 진찰, 엑스레이로 확진할 수 있다. 엑스레이는 뼈의 상태, 관절 간격이 좁아졌는지, 골극이 생겼는지를 보여준다.
엑스레이에 잘 안 잡히는 연골이나 관절와순 손상, 초기 병변이 의심되면 MRI로 확인한다. 통증의 근원이 애매할 때는 진단적 주사를 쓰기도 한다. 고관절에 주사한 뒤 통증이 사라지면 원인이 고관절에 있다고 판단하는 식이다.
주의할 점은 둘이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고관절과 허리 문제가 겹치는 경우를 고관절-척추 증후군이라 부른다. 한쪽을 치료해도 통증이 남는다면, 나머지 원인이 따로 있는지 다시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