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강원도의 한 대학병원에서 혈액원의 라벨 오류로 A형과 O형 혈소판이 뒤바뀌어 수혈되는 사고가 나흘 뒤에야 확인됐다. 혈소판이라 환자는 무사했지만 적혈구였다면 용혈로 사망까지 갈 수 있어, 침상에서의 2인 혈액형 확인이 마지막 방어선이 된다. 환자와 보호자는 이름·등록번호·혈액형 대조가 실제로 이뤄지는지 지켜보고 수혈 초기 이상 반응을 즉시 알리는 것으로 안전망에 참여할 수 있다.
올해 3월, 강원도의 한 대학병원에서 혈액형이 뒤바뀐 혈소판이 수혈됐다. A형 환자에게 O형이, O형 환자에게 A형이 들어갔고, 이 사실은 나흘이 지나서야 드러났다. 사고 소식은 5월 보도로 알려졌다.
출발점은 병원이 아니라 혈액원이었다. 헌혈의집에서 O형 혈액팩에는 O형 스티커와 A형 바코드가, A형 팩에는 A형 스티커와 O형 바코드가 함께 붙었다. 검수 과정에서 스티커와 바코드가 안 맞는다는 '빨간불' 경보가 떴지만, 담당자는 잘못 붙은 바코드가 아니라 제대로 붙어 있던 스티커를 바꿨다. 그 결과 양쪽 라벨이 모두 틀린 채, 겉보기엔 서로 맞는 상태로 병원에 전달됐다.
다행히 혈소판은 혈액형이 달라도 수혈이 가능해 환자들에게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이게 적혈구였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A형인 사람의 혈청에는 항B 항체가, O형에는 항A·항B 항체가 있어, 맞지 않는 적혈구가 들어오면 항원항체 반응으로 피가 굳는 용혈성 부작용이 일어난다. 사망까지 갈 수 있는 사고였다. 대한적십자사는 스티커와 바코드를 하나로 합치는 대책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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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혈 사고를 막는 마지막 방어선은 침상에서의 확인이다. 환자안전 주의경보와 수혈 지침은 혈액을 주입하기 직전, 환자 옆에서 두 명 이상의 의료인이 환자·보호자와 함께 확인하도록 정하고 있다.
확인하는 항목은 세 가지다. 환자 이름, 등록번호, 그리고 혈액형이다. 이 정보를 혈액백 라벨, 교차적합시험 결과와 하나씩 대조한다. 이때 두 사람이 눈으로만 보는 게 아니라 소리 내어 읽으며 맞춘다. 철자 하나까지 완전히 일치해야 하고,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수혈을 시작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한계도 있다. 이번 사고처럼 라벨 자체가 통째로 잘못 붙어 겉으로는 앞뒤가 맞아 보이면, 라벨끼리 비교하는 침상 확인으로는 걸러내기 어렵다. 혈액원의 출고 단계 안전장치가 함께 필요한 이유다. 그래도 침상 확인이 가장 강력하게 막아내는 건 '엉뚱한 환자에게 남의 피가 들어가는' 가장 흔한 유형의 실수다.
수혈은 의료진의 절차이지만, 환자와 보호자가 확인 과정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안전망이 한 겹 두꺼워진다. 수혈을 앞두고 있다면 아래를 확인해 두자.
환자가 할 수 있는 일은 검사를 대신하는 게 아니라, 확인 절차가 실제로 이뤄지는지 지켜보고 이상을 빨리 알리는 것이다. 그 두 가지가 수혈 안전에서 환자가 쥘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카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