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일코넬 의대 연구에서 채소·단백질을 먼저 먹고 탄수화물을 나중에 먹자 식후 60분 혈당이 약 37% 낮았다. 무엇을 먹느냐만큼 먹는 순서와 끼니별 배분이 식후혈당을 좌우한다는 뜻이다. 아침 탄수화물을 줄이고 하루 탄수화물을 세 끼로 나누며, 매 끼니 채소를 먼저 집는지 점검해보자.
혈당이 높다는 말을 들으면 대개 '무엇을 끊어야 하나'부터 떠올린다. 그런데 같은 음식이라도 언제, 어떤 순서로, 얼마나 나눠 먹느냐에 따라 식후혈당은 꽤 달라진다.
먹을 것을 바꾸기 전에, 이미 먹고 있는 것을 어떻게 배분하는지부터 손보는 편이 빠를 때가 많다. 아래 세 가지가 핵심이다. 채소·단백질을 먼저 먹기, 아침 탄수화물 줄이기, 하루 탄수화물을 세 끼로 나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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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손쉬운 변화는 순서다. 미국 웨일코넬 의대가 2015년 학술지 Diabetes Care에 발표한 연구를 보면, 똑같은 식사를 순서만 바꿔 먹였을 때 식후혈당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채소와 단백질을 먼저 먹고 밥·빵 같은 탄수화물을 마지막에 먹자, 탄수화물을 먼저 먹었을 때보다 식후 30분 혈당이 약 29%, 60분 혈당이 약 37%, 120분 혈당이 약 17% 낮았다. 인슐린 수치도 함께 낮아졌다.
다만 이 연구는 비만을 동반한 2형 당뇨 환자 11명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실험이다. 수치를 그대로 확신하기보다는, 순서가 식후혈당에 영향을 준다는 방향으로 받아들이는 편이 안전하다. 채소부터 집고, 단백질 반찬을 그다음, 밥을 마지막에 두는 것만으로 실천할 수 있다.
끼니를 똑같이 대하면 안 되는 이유는 아침에 있다. 우리 몸은 새벽 3시에서 8시 사이에 코르티솔과 성장호르몬을 집중적으로 내보내는데, 이 호르몬들이 간의 포도당 생성을 늘리고 인슐린 감수성을 떨어뜨린다. 이른바 새벽현상이다.
건강한 사람은 췌장이 인슐린을 더 내보내 균형을 맞추지만, 혈당 조절 능력이 떨어진 사람은 이 보상이 부족하다. 그래서 아침에는 같은 양의 탄수화물을 먹어도 혈당이 더 크게 튀기 쉽다.
그렇다면 아침은 탄수화물을 조금 줄이고 달걀·두부·채소 같은 재료의 비중을 높이는 편이 유리하다. 국물에 밥을 말거나 흰죽처럼 흡수가 빠른 아침 메뉴는 혈당이 특히 잘 오른다는 점도 기억할 만하다.
바쁘다고 아침을 거르고 저녁에 몰아 먹는 습관은 혈당 관리에 불리하다. 질병관리청은 제때 식사하지 못하면 다음 끼니에 과식·폭식으로 이어진다며 하루 세 끼 규칙적인 식사를 권한다. 같은 양이라도 한 끼에 몰면 그 끼니의 식후혈당이 더 크게 오른다.
탄수화물 자체를 없애라는 뜻은 아니다. 질병관리청은 탄수화물을 전체 섭취 열량의 55~65% 수준으로 조절하면 혈당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총량은 유지하되 세 끼로 고르게 나누는 것이 요점이다.
식이섬유도 같은 편에 선다. 채소나 잡곡의 식이섬유는 음식이 장에서 흡수되는 속도를 늦춰 혈당이 급하게 오르는 것을 막아준다. 흰쌀밥에 잡곡을 섞고 반찬으로 나물을 늘리는 것이 그래서 도움이 된다.
미국당뇨병학회의 접시법을 기준으로 삼으면 매 끼니 배분이 단순해진다. 지름 23cm 정도(9인치)의 접시를 떠올려, 절반은 비전분 채소, 나머지의 반씩을 탄수화물과 단백질로 채우는 방식이다.
| 끼니 | 탄수화물 | 채소·단백질 |
|---|---|---|
| 아침 | 평소보다 줄이기 | 달걀·두부·채소 늘리기 |
| 점심 | 접시 1/4 유지 | 채소 절반, 단백질 1/4 |
| 저녁 | 늦지 않게, 과식 금지 | 채소·단백질 먼저 |
핵심은 세 끼 모두 채소가 접시의 절반을 차지하고, 밥·면·빵은 한쪽 귀퉁이로 미루는 그림이다.
약을 시작하기 전 단계라면, 이 순서와 배분을 2주쯤 지켜보며 공복·식후혈당을 직접 재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다만 이미 당뇨약이나 인슐린을 쓰고 있다면 식사량을 크게 바꾸기 전에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는 편이 안전하다. 저혈당 위험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