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이 정상이어도 콜레스테롤, 혈당, 흡연 같은 요인이 혈관 벽을 서서히 상하게 한다. 그래서 혈압 수치만으로 혈관 건강을 안심할 수 없고 식습관과 생활 요인을 함께 봐야 한다. 오메가3와 채소·통곡물 위주로 식단을 짜고, 지질검사나 경동맥 초음파 같은 항목으로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혈압이 정상 범위라고 혈관까지 건강하다는 뜻은 아니다. 혈관 벽을 서서히 좁히는 동맥경화는 혈압 하나로만 진행되지 않는다. LDL 콜레스테롤이 높거나, 혈당이 오르내리거나, 흡연을 하면 혈압이 괜찮아도 혈관 안쪽에 기름때와 염증이 쌓인다.
그래서 혈압 수치만 보고 안심하기보다, 생활 요인을 함께 봐야 한다. 콜레스테롤 수치, 공복 혈당, 흡연 여부, 활동량, 뱃살 정도가 혈관에 영향을 준다. 이 요인들은 대부분 자각 증상이 없어 스스로 챙기지 않으면 지나치기 쉽다. 특히 콜레스테롤과 혈당은 혈압처럼 집에서 재기 어려워, 검진 때가 아니면 변화를 알아차리기 힘들다.

Paloma Gil
식단은 순서를 잡아두면 실천이 쉽다. 혈관을 생각한다면 다음 순서로 접근하면 된다.
가장 먼저 오메가3다. 고등어, 삼치, 꽁치 같은 등푸른 생선의 오메가3 지방산은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을 높이고 염증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선을 자주 먹기 어렵다면 뼈째 먹는 멸치나 김·미역·다시마 같은 해조류가 대안이 된다. 멸치는 50g에 오메가3가 1.2g가량 들어 있어 반찬으로 꾸준히 챙기기 좋다.
다음은 채소와 과일이다. 여기에 든 칼륨은 몸속 나트륨을 내보내 혈압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혈압이 안정되면 혈관에 가해지는 부담도 줄어든다. 세 번째는 통곡물과 콩류의 식이섬유다. 식이섬유는 콜레스테롤 흡수를 줄이고 노폐물 배출을 돕는다. 흰쌀밥을 잡곡밥으로 바꾸는 정도의 작은 변화부터 시작하면 된다.
반대로 줄여야 할 것도 분명하다. 튀김과 가공육에 많은 포화지방·트랜스지방, 국물과 젓갈의 나트륨, 음료의 정제당은 혈관에 부담을 준다. 좋은 음식을 더하는 것만큼 이 세 가지를 덜어내는 게 중요하다. 특정 음식 하나가 혈관을 되살리지는 않는다. 여러 식품군을 골고루, 오래 유지하는 식습관이 핵심이고, 금연과 규칙적인 걷기가 더해질 때 효과가 커진다. 음식은 어디까지나 관리이지 치료가 아니라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혈관은 눈에 보이지 않으니, 걱정된다면 검사로 확인하는 편이 낫다. 목적에 따라 볼 수 있는 항목이 다르다.
기본은 지질검사다. 피 검사로 LDL, HDL, 중성지방을 확인해 이상지질혈증 여부를 본다. 국가건강검진에도 포함돼 있어 접근이 어렵지 않다. 여기서 위험이 보이면 혈관을 직접 들여다보는 검사로 넘어간다. 경동맥 초음파는 목의 혈관 벽 두께와 플라크, 좁아진 정도를 관찰해 동맥경화와 뇌졸중 위험을 가늠한다. 동맥경직도 검사는 혈관의 탄력성, 이른바 혈관 나이를 평가한다. 관상동맥 칼슘 스코어는 CT로 심장 혈관의 석회화 정도를 점수로 매긴다.
모든 검사를 한꺼번에 받을 필요는 없다. 나이와 가족력, 콜레스테롤·혈당 수치에 따라 어떤 검사가 맞는지, 얼마나 자주 받아야 하는지가 다르므로, 건강검진 때 의료진과 상의해 우선순위를 정하는 게 현실적이다. 혈압이 정상이라는 이유로 혈관 관리를 뒤로 미루지 않는 것, 그 자체가 좋은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