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구로병원 연구팀이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 153명을 추적해 치료 초기 6개월간 혈액 지표 p-tau217의 변화로 이후 인지기능 경과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결과를 내놨다. 아밀로이드 PET으로는 2~3년간 변화가 잘 보이지 않아 효과 판단이 늦던 문제를 앞당길 실마리지만, 아직 표준화와 검증이 남은 연구 단계다. 검사를 고려한다면 진단 방식, 해당 검사를 제공하는지, 비용 부담, 혈압 관리를 함께 확인하는 편이 낫다.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는 뇌에 쌓인 아밀로이드를 제거해 병의 진행 자체를 늦추는 항체 치료제다. 경도인지장애나 초기 알츠하이머 단계에서 2주마다 정맥으로 맞고, 허가 임상 기준으로 18개월이 기본 치료 기간이다.
문제는 이 약이 듣고 있는지 확인하기가 어렵다는 데 있었다. 아밀로이드를 직접 보는 PET 검사를 찍어도 2~3년 동안은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인지 기능 저하 속도도 사람마다 달라, 지금 상태가 약 덕분인지 원래 경과인지 가려내기가 쉽지 않다. 약값과 검사 비용은 큰데 반응은 개인차가 커서, 효과를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지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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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0일 고대구로병원 신경과 강성훈 교수와 박유정 연구원 팀은 이 지점을 파고든 연구를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스 앤드 디멘시아'에 발표했다. 실제 진료를 기반으로 한 K-LEARN 코호트에서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 153명의 혈액을 치료 전후로 추적한 결과다.
핵심 지표는 혈액 속 p-tau217이다. 뇌 아밀로이드 병리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단백질로, 연구팀은 이 값이 치료 시작 3개월부터 유의하게 떨어지기 시작해 3~6개월 사이 가장 많이 감소한 뒤 안정되는 흐름을 확인했다.
주목할 대목은 초기 6개월의 변화 폭이 그 이후를 예고했다는 점이다. 6개월 동안 p-tau217이 크게 떨어진 환자는 이후 12개월까지 인지 기능이 더 천천히 나빠졌고, 감소가 미미했던 환자는 악화가 빨랐다. 반년의 혈액 변화로 1년 뒤 경과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이를 실제 임상에서 세계 최초로 보여준 결과라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부수 발견도 있다. 고혈압이 있는 환자는 p-tau217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혈관 건강이 항아밀로이드 치료 반응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신호다.
이 결과가 현장에서 갖는 의미는 '판단의 근거가 하나 더 생긴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18개월을 다 채우고 유지치료로 넘어갈지, 반응이 약한 환자에게 다른 전략을 쓸지 결정할 때 기댈 객관적 지표가 마땅치 않았다.
주기적인 혈액검사로 반응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면, 이런 결정을 좀 더 근거 있게 내릴 수 있다. 참고로 국내에서 18개월 치료를 마친 초기 사례 19명 중 17명이 유지치료를 선택했는데, 이런 판단에도 반응 지표가 보조 근거가 될 수 있다.
다만 지나친 기대는 이르다. 연구팀 스스로 임상 검증과 표준화가 더 필요하고, 환자 데이터도 계속 쌓는 중이라고 밝혔다. 혈액 지표 하나로 투약을 시작하거나 중단하는 단계는 아니며, 현재로선 영상·임상 정보와 함께 보는 보조 도구에 가깝다.
반응 예측 검사에 관심이 있다면 순서대로 몇 가지를 짚어보는 편이 좋다.
먼저 진단이다. 레켐비 투약 자체가 아밀로이드 PET이나 뇌척수액 검사로 아밀로이드 축적이 확인된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이 확인이 안 됐다면 반응 예측은 그다음 문제다.
다음은 검사 접근성이다. p-tau217 기반 반응 예측은 아직 연구 성격이 강해 모든 병원이 제공하거나 급여가 적용되는 상황이 아니다. 다니는 병원이 이런 추적 검사를 하는지, 비용은 어떻게 되는지 미리 물어봐야 한다. 진단·모니터링용 MRI 비용을 환자가 부담하는 구조인 점도 감안할 대목이다.
마지막으로 몸 상태다. 고혈압이 치료 반응과 연관됐다는 연구 결과를 감안하면, 혈압을 비롯한 혈관 건강 관리는 그 자체로 챙길 만하다.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 같은 부작용은 대개 투여 후 2~3개월 안에 나타나므로 초기 MRI 모니터링 일정도 함께 확인해 두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