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병원이나 공항에서 영양제를 설명할 때는 상표명이 아니라 성분명으로 말하고, 처방약과 영양제를 분명히 구분하는 것이 핵심이다. 같은 성분도 나라에 따라 영양제이거나 처방약이라, '약'으로 뭉뚱그리면 세관에서 설명이 길어질 수 있다. 원래 용기와 성분표, 영문 목록을 챙기고 처방약은 영문 처방전이나 소견서를 함께 지참했는지 확인한다.

한국에서 산 영양제의 상표명을 그대로 말하면 해외 의료진이나 세관 직원은 알아듣지 못한다. 상표는 나라마다 다르지만, 성분명은 어디서나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타민' 같은 제품명 대신 성분명으로 말해야 한다.
성분명은 짐작할 필요가 없다. 영양제 병 뒷면의 성분표를 보면 된다. 미국에서 산 제품이라면 'Supplement Facts'라고 적힌 칸에, 국내 제품이라면 영양·기능정보란에 성분이 적혀 있다. 비타민 D는 cholecalciferol, 오메가3는 fish oil(EPA·DHA)처럼 전문 용어가 함께 쓰여 있으니, 애매하면 그 칸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빠르다.

Supplements On Demand
입국 심사나 세관에서 가방 속 알약을 두고 질문을 받으면, 가장 먼저 그것이 처방약이 아니라 영양제라는 점을 밝힌다. "These are dietary supplements for personal use(개인이 먹는 영양제입니다)"가 기본 문장이다. 처방약이 섞여 있다면 "This one is a prescription medication(이건 처방약입니다)"이라고 따로 구분해 말한다.
그다음은 수량과 용도다. 대부분의 나라가 개인 사용량, 보통 한두 달 치 정도는 문제 삼지 않지만, 양이 많으면 왜 그만큼 가졌는지 설명을 요구할 수 있다. 외교부도 출국 전에 성분과 함량, 반입 가능 수량, 영문 소견서 필요 여부, 세관 신고 대상인지를 미리 확인하라고 안내한다. 확인처는 체류할 나라의 대사관이나 현지 보건당국이다.
몸이 아파 현지 병원에 가면, 의사는 평소 먹는 것을 거의 반드시 묻는다. 미국 국립보완통합보건센터(NCCIH)는 모든 의료진에게 복용 중인 영양제와 약을 빠짐없이 알리고, 이름과 용량, 복용 빈도를 적은 목록을 지참하라고 권한다. 성분을 묻는 질문이 이어질 수 있으니 제품 병을 직접 가져가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자주 쓰는 문장은 단순하다. "I take vitamin D and omega-3 once a day(비타민 D와 오메가3를 하루 한 번 먹습니다)" 정도면 충분하다. 용량까지 말하려면 "1,000 IU"나 "500 milligrams"처럼 병에 적힌 숫자를 그대로 읽으면 된다. 목록을 미리 영어로 적어 두면, 긴장한 상태에서 하나하나 설명할 필요가 없다.
| 한국어 | 영어로 말할 때 | 라벨 성분명 |
|---|---|---|
| 비타민 D | vitamin D | cholecalciferol(D3) |
| 오메가3 | omega-3 (fish oil) | EPA·DHA |
| 유산균 | probiotics | Lactobacillus 등 균주명 |
| 홍삼 | Korean red ginseng | Panax ginseng |
종합비타민은 그냥 multivitamin이라고 하면 통한다. 성분을 다 외울 필요는 없고, 이름이 생각나지 않으면 라벨을 보여주며 "It's on the label here"라고 말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구분이다. 영양제와 처방약을 뭉뚱그려 'medicine'이라고만 하면 오히려 설명이 꼬인다. 처방약은 대체로 영문 처방전이나 의사 소견서를 함께 갖춰야 하고, 수면제나 일부 진통제처럼 성분에 따라 반입 자체가 제한되는 경우도 있다. 서류 없이 소지하면 제재를 받는 나라도 있어, 영양제와는 설명의 무게가 다르다.
까다로운 건 그 경계가 나라마다 다르다는 점이다. 멜라토닌이 대표적이다. 미국이나 호주에서는 약국에서 영양제처럼 사지만, 한국에서는 처방이 있어야 하는 전문의약품이다. 반대로 한국에서 영양제로 산 성분이 도착지에서는 규제 품목일 수도 있다. 그래서 출발 전에 던져야 할 질문은 하나다. '내가 가져가는 이 성분이, 가는 나라에서 처방약으로 분류되는가.' 이 답을 확인하고 원래 용기와 라벨, 필요하면 영문 처방전까지 챙겨 두면, 현지에서 길게 설명할 일은 거의 생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