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환경부는 9월 14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43명을 추가로 인정해 누적 인정자가 6080명이 됐고, 산모 유·사산 11건과 폐기능검사불가자 14명이 함께 포함됐다. 폐 질환 중심이던 인정 범위가 그 바깥으로 넓어지는 흐름을 보여준 결정이다. 10월 8일부터 배상 책임이 국가·기업 공동 부담으로 바뀌므로, 신청 단계와 배상 방식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9월 14일 제51차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위원회를 열어 43명을 피해자로 새로 인정했다. 이 가운데 산모의 유산·사산 피해가 11건, 발달장애 등으로 폐기능검사를 받기 어려운 사람이 14명 포함됐다. 그동안 판정의 중심이던 폐 질환 바깥의 피해가 함께 이름을 올린 점이 이번 결정의 특징이다.
같은 회의에서 72명의 피해 등급도 정해졌다. 인정은 피해자로 받아들여지는 단계이고, 등급은 지원 수준을 나누는 단계라 둘은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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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피해는 오랫동안 폐 손상을 중심으로 판정돼 왔다. 문제는 발달장애가 있거나 아주 어릴 때 노출된 경우처럼 폐기능검사 자체를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운 사람들이었다. 검사 수치가 없으면 피해 정도를 증명하기 힘들었다.
이번에 폐기능검사불가자 14명이 인정된 것은, 검사를 못 했다는 이유로 밀려나던 사람들에게 다른 경로가 열렸다는 뜻이다. 산모의 유산·사산이 별도 피해로 11건 집계된 것도 같은 방향이다. 과거 제품을 썼지만 전형적인 폐 질환이 없어 신청을 미뤄온 사람이라면, 자신의 사례가 이 범주에 해당하는지 다시 따져볼 이유가 생겼다.
다만 인정 기준이 법으로 한꺼번에 넓어진 것은 아니다. 위원회가 개별 사례를 심의해 내린 판단이라는 점은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이번 인정으로 정부가 인정한 피해자는 모두 6080명이 됐다. 동시에 약 2000명은 이번에도 인정받지 못했다. 피해자 단체 일부는 인정 범위가 실질적으로 확대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숫자만 보면 인정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신청과 탈락이 함께 쌓이는 구조라, 인정 문턱이 크게 낮아졌다고 보기는 이르다.
실제로 챙겨야 할 변화는 다음 달에 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 전부개정안이 10월 8일 시행된다.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지금까지 기업이 주로 지던 배상 책임을 국가와 기업이 함께 부담하는 구조로 바뀐다. 정부는 앞서 이 사건을 참사로 규정하고 2026년 100억 원의 출연금을 재개하기로 했다. 둘째, 배상 범위가 치료비 같은 적극적 손해에 더해 일실이익과 위자료 같은 소극적 손해까지 포함된다.
심의 주체도 달라진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피해구제위원회의 배상 심의 기능이 국무총리실 소속 배상심의위원회로 넘어간다. 피해자는 배상금을 일시금으로 받을지, 일부를 먼저 받고 치료비를 계속 지원받을지 고를 수 있다.
과거 가습기살균제를 썼거나 가족의 피해가 의심된다면, 이번 변화에서 짚어볼 지점은 이렇게 정리된다.
인정과 배상은 시점도 창구도 다르다. 본인이 지금 어느 단계에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