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전문가들은 누운 지 20분쯤 지나도 잠이 오지 않으면 침대에서 버티지 말고 일어나라고 권한다. 억지로 누워 있으면 뇌가 침대를 '깨어 있는 곳'으로 익혀 오히려 잠이 더 달아나기 때문이다. 며칠 밤의 불면은 대개 지나가지만, 주 3회 이상 3개월 넘게 이어지고 낮 생활에 지장이 있다면 진료를 받는 편이 낫다.

잠이 오지 않는데 눈을 감고 억지로 버티는 것, 가장 흔하지만 가장 역효과가 큰 선택이다. MSD 매뉴얼 같은 의학 자료는 누운 지 약 20분이 지나도 잠들지 못하면 차라리 일어나 다른 방에서 가벼운 활동을 하다가 졸음이 올 때 다시 눕기를 권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잠이 안 오는 채로 침대에 오래 누워 있으면 뇌가 침대를 '잠자는 곳'이 아니라 '깨어서 뒤척이는 곳'으로 익혀 버린다. 그래서 침대는 잠과 성관계에만 쓰고, 식사·TV·휴대폰처럼 정신을 깨우는 일은 침대 밖에서 하는 것이 좋다.

RDNE Stock project
일어났다면 불을 환하게 켜지 말고 조명을 낮춘다. 밝은 빛은 다시 잠드는 것을 방해한다.
이때 하는 활동은 자극이 약해야 한다. 가벼운 책 읽기, 따뜻한 물로 하는 샤워, 천천히 내쉬는 호흡이나 발끝부터 힘을 뺐다 푸는 근육 이완이 도움이 된다. 머릿속 걱정이 잠을 막는다면, 걱정은 낮에 따로 시간을 정해 다루기로 하고 지금은 미뤄 둔다.
한 가지 더. 잠자리에서 시계나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하지 않는다. '벌써 2시네, 이제 네 시간밖에 못 자' 같은 계산이 불안을 키워 더 깨어 있게 만든다.
좋은 행동만큼 피할 습관도 분명하다.
'자야 한다'는 압박 자체도 잠을 쫓는다. 못 자는 밤이 있어도 괜찮다고 받아들이는 편이 역설적으로 도움이 된다.
시험, 이사, 시차처럼 뚜렷한 원인이 있는 불면은 대개 그 원인이 사라지면 돌아온다. 며칠 잠을 설쳤다고 곧 불면증인 것은 아니다.
구분하는 기준은 빈도와 기간, 그리고 낮 시간의 영향이다. 미국수면의학회 진단 기준(ICSD-3)에 따르면, 잘 수 있는 충분한 환경에서도 잠들거나 자는 데 어려움이 주 3회 이상 나타나고 3개월 넘게 이어지며, 낮에 피로·집중력 저하·졸림 같은 지장이 함께 있으면 만성 불면장애로 본다.
여기에 해당한다면 참고 버티기보다 수면클리닉이나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을 권한다. 치료는 수면제부터가 아니라 생활습관과 생각을 바꾸는 인지행동치료를 먼저 고려하는 흐름이다. 코를 심하게 골거나 자다 숨이 멎는 느낌이 있다면 수면무호흡 가능성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