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을 하루 5g 줄이면 수축기 혈압이 4~6mmHg 내려가지만, 체중·운동·절주·수면도 그에 못지않게 혈압을 움직인다. 특히 혈압약을 먹어도 잘 안 잡힌다면 코골이·수면무호흡이 배경일 수 있어, 식단만 더 조이기 전에 수면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과체중·저녁 음주·코골이 중 자기에게 크게 작동하는 습관부터 손대고, 가정혈압은 5분 안정 후 두 번 재 평균 내는 식으로 제대로 측정해야 한다.
소금을 줄이는 건 맞는 방향이다. 대한고혈압학회에 따르면 하루 소금 10g을 먹던 사람이 5g으로 줄이면 수축기 혈압이 4~6mmHg가량 내려간다. 하지만 소금은 혈압을 움직이는 여러 지렛대 중 하나일 뿐이다. 이미 싱겁게 먹는데도 혈압이 그대로라면, 식단 바깥의 습관을 점검할 차례다. 특히 수면처럼 혈압과 이어져 있다는 걸 잘 모르고 지나치는 요인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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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체중이다. 학회 자료를 보면 체중을 1kg 줄일 때 수축기 혈압이 약 1mmHg 낮아진다. 몇 킬로그램만 빠져도 소금을 줄인 효과에 맞먹을 수 있다는 뜻이다.
운동도 직접적이다. 속보, 조깅, 자전거, 수영 같은 유산소 운동은 혈압을 낮추면서 체중과 스트레스까지 함께 건드린다. 학회는 하루 30분 이상 규칙적인 운동을 권한다.
술은 반대 방향으로 작동한다. 절주는 학회의 7대 생활수칙에 들어 있다. 저염식을 하면서 저녁마다 술을 곁들이면, 소금을 줄인 만큼을 술이 상쇄해버릴 수 있다.
식단을 더 손보고 싶다면 소금을 빼는 데서 나아가 칼륨을 늘리는 방법이 있다. 칼륨은 나트륨을 콩팥으로 내보내는 걸 도와 혈압에 영향을 준다. 채소와 과일이 넉넉한 식단이 여기에 해당한다. 다만 콩팥 기능이 떨어진 사람은 칼륨 조절이 필요하므로, 이 경우는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가장 자주 빠뜨리는 게 수면이다. 권장 수면 시간보다 적게 자는 사람은 고혈압 위험이 약 1.11배 높다는 조사가 있다. 이 영향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을 눈여겨봐야 한다. 혈압약을 먹는데도 혈압이 잘 안 잡힌다면, 밤사이 호흡이 자주 멎는 수면무호흡이 배경일 수 있다. 수면장애를 치료했더니 혈압이 함께 내려간 사례도 보고된다. 잘 때 코를 심하게 골거나 낮에 졸음이 심하다면, 생활습관을 더 조이기 전에 수면 문제부터 확인하는 게 순서다. 스트레스 회피도 학회 생활수칙에 들어 있는 만큼, 만성적인 긴장 상태를 방치하지 않는 것 역시 관리의 일부다.
한꺼번에 다 바꾸긴 어렵다. 우선순위는 이렇게 잡을 수 있다.
자기 상황에서 가장 크게 작동하는 지렛대부터 손대는 편이, 여러 개를 어정쩡하게 건드리는 것보다 낫다.
관리만큼 중요한 게 제대로 재는 일이다. 잘못 재면 멀쩡한 관리도 헛돈다.
대한고혈압학회 지침을 기준으로 흔한 실수는 이렇다. 측정 30분 안에 커피를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운동을 하면 값이 올라간다. 앉자마자 재는 것도 문제다. 등받이에 기대 5분쯤 안정을 취한 뒤 재야 한다. 팔을 심장 높이에 두지 않거나 다리를 꼬면 수치가 흔들린다. 한 번만 재고 끝내는 것도 실수다. 1~2분 간격으로 두 번 재서 평균을 내고, 두 값이 10mmHg 넘게 차이 나면 다시 잰다.
시간도 정해두는 게 좋다. 아침에는 기상 후 한 시간 안에, 소변을 본 뒤 약을 먹기 전에 재고, 저녁에는 잠들기 전에 잰다. 같은 조건에서 꾸준히 기록해야 내 혈압의 진짜 흐름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