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민주공화국의 에볼라 누적 확진이 1만 명에 육박하고 치사율은 48.6%에 이르며 케냐·나이지리아로도 유입됐다. 다만 에볼라는 공기가 아니라 증상자의 체액 접촉으로 옮아, 환자·야생동물·장례와 접촉하지 않는 일반 여행자의 감염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다. 출국 전 질병관리청 중점검역 대상국과 경보를 확인하고, 귀국 후 21일간 발열 등 증상이 나타나면 1339로 신고하는 순서를 기억해 두면 된다.

국제구조위원회(IRC)가 10월 25일 집계한 수치를 보면, 콩고민주공화국(DRC)의 에볼라 누적 확진자는 9,876명, 사망자는 4,803명이다. 치사율은 48.6%로, 걸린 사람의 절반 가까이가 숨졌다는 뜻이다. 사망자 수는 2018~2020년 대유행의 약 두 배 수준이고, 감염이 확인된 보건구역은 초기 13곳에서 66곳으로 늘었다. 케냐에서 9명이 확진돼 1명이 숨졌고, 나이지리아도 우간다에서 입국한 첫 유입 사례를 발표하는 등 인접국으로도 번졌다.
숫자만 보면 겁이 나지만, 여행자에게 중요한 건 '이 위험이 나에게 어떻게 닿느냐'다. 거기서부터 정리해 보자.

Gustavo Fring
에볼라는 공기로 전파되지 않는다. 증상이 나타난 환자의 혈액·체액·분비물에 직접 닿거나, 감염된 과일박쥐·영장류 같은 야생동물과 접촉할 때 옮는다. 증상이 없는 잠복기에는 전염력이 거의 없다는 점도 중요하다. 같은 비행기를 탔다는 사실만으로 걸리는 병이 아니라는 뜻이다.
증상은 보통 노출 후 2일에서 최대 21일 사이에 시작된다. 처음에는 발열과 심한 피로, 근육통, 두통처럼 독감과 비슷하다가 구토·설사·발진으로 이어지고, 중증이면 출혈이 나타난다. 초기 증상이 흔한 감염병과 겹치기 때문에, 유행 지역을 다녀왔다는 '여행력'이 진단의 핵심 단서가 된다.
WHO는 아프리카 밖 지역으로의 전파 위험을 낮게 평가한다. 전파 경로를 보면 왜 그런지 이해가 된다. 환자를 직접 돌보는 의료·간병인, 장례 과정에서 시신과 접촉하는 사람, 야생동물을 다루는 사람이 고위험군이다. 반대로 환자나 야생동물, 장례와 접촉하지 않는 일반 관광·출장객의 감염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다.
다만 방심할 수 없는 이유가 하나 있다. 이번 유행의 바이러스는 '부운디부교형'인데, 기존에 허가된 에볼라 백신과 치료제는 주로 '자이레형'을 겨냥한 것이라 이번 유형에 바로 쓸 수 있는 허가 치료제가 아직 없다. 마프티비맙 같은 후보가 임상 단계에 있을 뿐이다. 그래서 '위험은 낮지만, 걸리면 쓸 무기가 제한적인' 병으로 접근하는 편이 맞다.
행동 기준은 단순하다. 떠나기 전과 돌아온 뒤, 두 시점만 챙기면 된다. 먼저 출국 전이다.
돌아온 뒤에는 잠복기를 염두에 둔 관찰이 핵심이다. 해당 국가를 다녀왔다면 입국 시 항공기 게이트에서 Q-CODE 등으로 건강 상태를 신고해야 한다.
귀국 후에는 최대 21일 동안 몸 상태를 지켜본다. 이 기간에 발열, 복통, 발진, 근육통, 구토, 설사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에 바로 걸어 들어가기보다 먼저 질병관리청 콜센터 1339나 보건소에 전화해 여행력과 증상을 알리고 안내에 따르는 것이 순서다. 사전 연락 없이 응급실을 찾으면 다른 환자와 의료진에게 노출 위험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유행 지역을 다녀왔다는 정보 한 줄이 본인의 빠른 진단과 주변 안전을 동시에 지켜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