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운동·수면 교정은 대략 고혈압약 한 알 정도의 혈압 강하 효과가 있어, 고혈압 전단계나 저위험 1기에서는 약보다 먼저 시도해볼 수 있다. 다만 위험도가 높거나 혈압이 160/100을 넘는 2기라면 생활습관만으로는 부족해 약물이 필요하다. 결국 판단 기준은 자기 혈압 수치와 동반 위험인자이므로, 가정혈압을 재고 위험도를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약을 늘리기 전에 생활습관부터 바꿔보고 싶다면, 먼저 알아야 할 사실이 하나 있다. 식사·운동·체중 관리를 제대로 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혈압 강하 효과는 대략 고혈압약 한 알 정도라는 점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소금 하루 6g 이하, 체중 4~5kg 감량, 주 5일 30~50분 운동, 채식 위주 식단을 종합하면 이 정도 효과가 난다.
이 숫자가 중요한 이유는, '약 없이 가능한 범위'를 여기서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상보다 살짝 높은 정도라면 생활습관만으로 정상권에 들 수 있지만, 이미 많이 높은 상태를 생활습관 하나로 몇 단계씩 끌어내리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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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을 움직이는 대표적인 생활 요인은 세 가지다.
식사에서 가장 큰 변수는 나트륨이다. 소금을 많이 먹으면 몸이 수분을 붙잡아 혈액량이 늘고, 그만큼 혈관에 가해지는 압력이 커진다. 질병관리청은 하루 소금 6g 이하를 권하는데, 한국인 평균 섭취량은 약 12g으로 권장량의 두 배다. 소금 섭취를 절반으로 줄이면 수축기혈압이 평균 4~6mmHg 내려간다. 채소·과일·통곡물 위주의 DASH 식단은 효과가 더 커서, 미국 국립보건원 연구에서 8주 만에 수축기 11mmHg, 이완기 5mmHg가 떨어졌다.
운동은 혈관의 탄력과 심장 효율을 높여 혈압을 낮춘다. 수면도 무시하기 어렵다. 연세대 원주의대 연구진이 성인을 3년간 추적한 결과, 하루 수면이 6시간 미만인 사람은 정상 수면(6~8시간)인 사람보다 새 고혈압 발생이 71% 많았고, 32~59세에서는 위험이 2배 이상이었다. 잠이 부족하면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돼 혈관이 수축하기 때문으로 본다.
각 습관이 대략 어느 정도 혈압을 낮추는지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개인차가 크므로 평균값으로 참고하는 게 좋다.
| 생활습관 | 기준 | 수축기 혈압 변화 |
|---|---|---|
| 저염식 | 소금 절반으로 감량 | 약 -4~6mmHg |
| DASH 식단 | 채소·통곡물 위주 8주 | 약 -11mmHg |
| 체중 감량 | 표준 초과 시 4~5kg | 약물 병행 효과 |
| 충분한 수면 | 하루 6시간 이상 | 발생 위험 감소 |
표에서 보이듯 식단 교정, 특히 저염과 DASH의 효과가 가장 눈에 띈다. 여러 습관을 함께 지키면 효과가 단순 합산되지는 않아도 서로 보완된다.
그렇다면 어디까지 생활습관으로 버티고, 어디서부터 약을 써야 할까. 대한고혈압학회 2022년 진료지침이 기준을 준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고혈압을 140/90mmHg 이상으로 정의한다. 미국(130/80)보다 기준이 높다.
생활습관만으로 관리해볼 수 있는 구간은 고혈압 전단계이거나, 1기(140~159/90~99)이면서 심뇌혈관 위험도가 낮은 경우다. 이때는 적극적인 생활요법을 먼저 하고 혈압 변화를 지켜본다. 반면 같은 1기라도 당뇨·신장질환 같은 위험인자가 있어 중·고위험군이면 바로 약물치료를 시작하고, 혈압이 160/100 이상인 2기라면 생활요법과 약을 동시에 쓴다.
정리하면 생활습관은 낮은 단계에서 약을 미루거나 대신할 수 있는 수단이지, 높은 혈압을 대체하는 수단은 아니다. 이 구분은 사실이며, 자가 판단으로 약을 끊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다.
생활습관 관리를 시작하기 전에 다음을 점검해보자.
앞의 다섯 개는 생활습관으로 조절 가능한 항목이고, 마지막 하나는 약물 필요성을 가르는 신호다. 위험인자가 있거나 혈압이 지침 기준을 넘는다면, 생활습관 개선과 별개로 의료진과 상담해 약물 여부를 정하는 편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