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8월 25일 구조 활동 뒤 트라우마로 숨진 소방관 2명을 참사 희생자로 인정하며, 현장 트라우마로 인한 정신적 후유증을 사망 원인으로 판단했다. 이 결정은 '트라우마가 죽음의 원인'임을 공적으로 확인한 것이지만, 순직·공무상 재해 인정과는 별개 절차라는 점을 함께 봐야 한다. 유족과 동료는 희생자 인정과 재해보상, 심리치료 지원을 각각 다른 창구에서 확인해야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태원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8월 25일 제64차 위원회에서 구조 활동에 나섰다가 트라우마로 숨진 소방관 2명을 참사 희생자로 인정했다. 이들은 161번째와 162번째 희생자로 기록됐다.
한 소방관은 비번이던 날 비상소집에 응해 현장에서 구조와 시신 이송을 맡았고, 이후 대인기피와 우울·불안·불면을 겪으며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와 약물치료를 받았다. 다른 소방관은 사망자와 경증 환자를 분류하고 이송하는 임무를 수행한 뒤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과 우울감에 시달렸다. 위원회는 관계기관 기록과 관계인 진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심리학 전문가 자문을 종합해 현장 트라우마로 인한 정신적 후유증을 사망 원인으로 판단했다.
핵심은 이것이다. 몸에 난 상처가 아니라 현장에서 얻은 마음의 손상이 죽음의 원인으로 공적으로 인정됐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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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오해하기 쉬운 지점이 있다. 참사 희생자로 인정됐다고 해서 곧바로 공무상 재해나 순직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희생자 인정은 특조위가 참사와 사망의 인과관계를 판단한 것이고, 공무상 재해는 별도의 심의를 거친다.
공무원이 공무 수행 중 얻은 질병은 공무원 재해보상법에 따라 공무상 요양 승인을 받아 치료비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다만 이 둘은 판단하는 기관도, 심사 기준도 다르다. 유족 입장에서는 희생자 인정 결과가 있다고 안심하기보다, 공무상 재해 신청을 별도로 진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트라우마 같은 정신질환은 현실에서 재해 인정이 쉽지 않다. 골절처럼 발생 시점과 원인이 뚜렷한 부상과 달리, PTSD와 우울증은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고 다른 요인과 얽혀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승인을 받더라도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경우 요양기간 연장 과정에서 다시 심사를 받아야 하는 부담이 있다. 이번 희생자 인정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 있다. 마음의 손상이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공적 기구가 정면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두 소방관 모두 생전에 정신과 진료와 약물치료 기록을 남겼다는 점은 실무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재해 인정 심사에서 인과관계를 뒷받침하는 것은 결국 기록이다.
구조 업무에 종사하거나 가족이 그런 일을 한다면, 증상이 있을 때 진료를 미루지 않고 초기부터 기록을 남기는 것이 스스로를 지키는 현실적인 방법이다. 상담과 진료를 받은 이력은 나중에 필요할 때 근거가 된다.
지원은 한 곳에서 끝나지 않으므로 갈래를 나눠 확인하는 편이 낫다.
어느 제도든 결과는 개별 심의에 달려 있어 지금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심리지원 상담의 존재를 몰라 신청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생각하면, 창구가 여러 개라는 사실을 아는 것 자체가 출발점이 된다. 혼자 판단하지 말고 각 기관에 자신의 상황으로 문의해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