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혈액 속 p-tau217 수치로 알츠하이머 신약 치료가 잘 들을 '치료 적기'를 골라내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는 '치매에 걸릴지'를 알려주는 선별검사가 아니라 이미 병리가 있는 사람 중 치료 대상을 가려내는 검사라는 점이 중요하다. 기억력이 걱정돼 조기 진단을 원한다면 이 혈액검사가 아니라 치매안심센터의 무료 인지선별검사부터 받는 것이 순서다.
2026년 6월,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조한나 교수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김한결 교수, 미국 C2N 다이애그노스틱스 공동 연구팀이 혈액검사로 알츠하이머 치료의 최적 시점을 판별할 수 있다는 결과를 내놨다.
핵심은 혈액 속 '인산화 타우217(p-tau217)'이라는 단백질 수치다. 이 수치로 뇌 속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이 얼마나 쌓였는지, 그 단계를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초기 아밀로이드를 가려내는 정확도를 AUC 0.96, 타우 축적 확인을 0.92로 보고했다. 뇌 PET 촬영 없이 피검사만으로 그 수준에 가까운 판단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Tima Miroshnichenko
여기서 오해하기 쉬운 지점이 있다. 이 검사는 "당신이 치매에 걸릴지"를 미리 알려주는 검사가 아니다.
최근 나온 알츠하이머 신약, 즉 아밀로이드를 겨냥하는 치료제는 병이 많이 진행된 뒤에 쓰면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 아밀로이드는 쌓였지만 타우 병리는 아직 초기~중등도인 구간, 이른바 '치료 황금기'에 써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번 연구가 제시한 혈액 p-tau217 1.895~5.077pg/mL가 바로 그 적기 범위다.
정리하면, 이 검사는 이미 알츠하이머 병리가 있는 사람 가운데 지금 치료를 시작하면 효과가 좋을 사람을 골라내는 쪽에 가깝다. 건강검진처럼 일반인이 치매 여부를 미리 걸러내는 선별검사와는 목적이 다르다. 기존에는 이런 판단을 하려면 뇌척수액 검사나 PET 촬영이 필요했는데, 이를 혈액검사로 대신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의미다.
또 하나, 이 방법은 연구에서 정밀도를 확인한 단계다. 동네 병원에서 바로 받는 표준 검사로 자리 잡았다는 뜻은 아니다. 소식만 보고 "피검사 한 번 하면 되겠다"고 넘겨짚지 않는 편이 좋다.
부모나 본인의 기억력이 걱정된다면 순서는 비교적 명확하다. 값비싼 첨단 검사부터 찾을 필요는 없다.
첫 단계는 거주지 보건소의 치매안심센터다. 만 60세 이상이면 인지선별검사(CIST)를 무료로 받을 수 있고, 10~20분이면 끝난다. 여기서 '인지저하' 소견이 나오면 협력병원에서 신경인지검사 같은 진단검사로 넘어간다. 원인을 가려야 할 때 비로소 혈액검사와 뇌 MRI, 필요하면 PET 같은 감별검사를 받는다.
즉 뇌영상 같은 정밀검사는 처음부터 받는 게 아니라, 선별과 진단을 거친 뒤 원인을 감별하는 단계에서 쓴다.
나이가 들며 이름이 잠깐 안 떠오르는 것과, 병적인 기억력 저하는 다르다. 다음에 해당하면 미루지 말고 선별검사부터 받아보길 권한다.
조기 발견이 중요한 이유는 이번 연구가 보여주듯 치료가 효과를 내는 시기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걱정만 붙들고 있기보다,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선별검사 한 번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