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진단 후에는 식단 전체를 한 번에 바꾸기보다 혈당에 크게 영향을 주는 것부터 순서대로 손대는 편이 오래간다. 가당음료를 물로 바꾸는 일이 가장 쉽고 효과가 빨라 1순위이고, 그다음이 잡곡 등 탄수화물의 질과 양 조절이다. 바꾼 효과는 식후 2시간 혈당과 당화혈색소로 확인하되 목표 수치는 개인마다 다르므로 주치의와 방향을 맞춰야 한다.

당뇨 진단을 받으면 밥과 반찬, 간식까지 식단 전체를 한 번에 뜯어고치려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시작하면 대개 오래 못 간다. 더 나은 방법은 혈당에 크게 영향을 주는 것부터 순서대로 바꾸는 것이다.
식후 혈당은 그 끼니에 든 탄수화물(당질)의 양에 크게 좌우된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과 대한당뇨병학회 자료 모두 이 점을 강조한다. 그래서 손대는 순서는 '빠르게 흡수되는 당' → '탄수화물의 질과 양' → '전체 식사 구성' 순이 합리적이다.

i-SENS, USA
가장 쉬우면서 효과가 빠른 건 음료다. 설탕과 꿀 같은 단순당은 소화흡수가 빨라 혈당을 급격히 끌어올린다. 탄산음료, 가당 커피, 과일주스, 스포츠·에너지음료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걸 물, 탄산수, 무가당 차나 커피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하루에 들어오는 당을 눈에 띄게 줄일 수 있다. 밥은 그대로 두고 음료만 정리하면 되니 첫 주에 시도하기 부담이 가장 적다. 단맛이 꼭 필요하면 식약처가 허용한 대체감미료를 허용량 안에서 쓸 수 있지만, 결국 단맛 선호 자체를 낮추는 게 목표다.
다음은 주식이다. 흰쌀밥이나 흰빵 대신 잡곡밥, 도정을 덜 한 곡류로 바꾸면 식이섬유가 늘어 혈당이 완만하게 오른다. 식이섬유는 포만감도 줘 과식을 막는다. 생채소나 껍질째 먹는 과일도 같은 역할을 한다.
양도 함께 본다. 대한당뇨병학회는 탄수화물을 전체 에너지의 55~65% 정도로 맞추도록 권한다. 한 끼 접시를 채소 절반, 단백질 4분의 1, 탄수화물 4분의 1로 나누는 방법(미국당뇨병학회의 '접시 원칙')이 눈대중으로 실천하기 편하다. 여기에 하루 세 끼를 규칙적으로 먹는다. 끼니를 거르면 다음 끼에 과식하거나, 약을 먹는 경우 저혈당 위험이 커진다.
우선순위를 지키라는 건 처음부터 완벽하게 하라는 뜻이 아니다. 음료와 주식 두 가지만 손봐도 대부분은 첫 변화를 혈당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바꾼 게 효과가 있는지는 숫자로 봐야 한다. 대한당뇨병학회가 제시하는 일반적인 목표는 공복 혈당 80~130 mg/dL, 식후 2시간 혈당 180 mg/dL 미만, 당화혈색소 6.5% 미만이다.
집에서 가장 쓸모 있는 지표는 식후 2시간 혈당이다. 같은 메뉴를 먹고 잰 값을 며칠 비교하면 어떤 음식이 내 혈당을 많이 올리는지 보인다. 예를 들어 흰쌀밥과 잡곡밥을 각각 먹고 두 시간 뒤 혈당을 재보는 식이다. 몇 달 단위의 흐름은 당화혈색소로 보는데, 보통 3개월에 한 번 병원에서 측정한다.
주의할 점은 이 목표 수치가 모두에게 같지 않다는 것이다. 나이, 합병증, 저혈당 위험에 따라 주치의가 개인별로 조정한다. 특히 당뇨약이나 인슐린을 쓰는 사람이 식사량을 갑자기 줄이면 저혈당이 올 수 있으니, 식단 변경은 주치의나 영양사와 방향을 맞춰가는 게 안전하다.
먼저 바꿀 것 세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가당음료를 물로, 흰쌀밥을 잡곡으로, 그리고 식후 2시간 혈당을 기록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