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고혈압에서 DASH 식단·소금 줄이기·운동·체중 감량은 수축기 혈압을 각각 5~11mmHg가량 낮추는 것으로 보고된다. 여러 요법을 병행하면 정상으로 돌아오기도 하지만, 이미 높거나 고위험군이면 생활요법만으로는 목표에 못 미쳐 약을 병행해야 한다. 180/120mmHg 이상이거나 가슴 통증·뇌졸중 의심 증상이 겹치면 스스로 조절하지 말고 즉시 진료나 응급 대응이 필요하다.

혈압이 조금 높다는 말을 처음 들으면 곧장 약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진단 초기이고 아주 높지 않다면, 대한고혈압학회 지침도 생활요법을 약과 함께 기본으로 둔다. 생활 습관 교정은 약을 미루려는 임시방편이 아니라, 약을 쓰더라도 계속 병행하는 치료의 한 축이다.
효과가 확인된 방법은 대체로 네 가지다. 식단, 소금, 운동, 체중이다.
이 숫자들은 평균이고 개인차가 크다. 그래도 방향은 분명하다. 소금과 체중, 식단은 스스로 손댈 수 있는 지점이다.

Alejandro Aznar
궁금한 건 결국 이걸 다 하면 약을 안 먹어도 되느냐다. 여기서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이 갈린다.
생활요법 하나하나의 효과는 크지 않아 보여도, 여러 개를 함께 지키면 수축기 기준 10~20mmHg까지 내려가는 경우가 있다. 진단 기준(140/90mmHg)을 살짝 넘긴 초기이고 다른 위험요인이 적다면, 몇 달간 생활요법만으로 정상 범위로 돌아오는 사람도 적지 않다.
문제는 상한이 있다는 점이다. 이미 혈압이 상당히 높거나, 당뇨·콩팥병처럼 위험을 키우는 병을 함께 갖고 있으면 생활요법만으로는 목표에 못 미친다. 2022년 지침은 이런 고위험군의 목표를 130/80mmHg 미만으로 더 낮게 잡는데, 생활 습관만으로 이 선까지 끌어내리기는 대개 어렵다. 나이나 유전처럼 바꿀 수 없는 요인도 있다. 그래서 몇 달을 노력해도 목표에 닿지 않으면, 그건 의지 부족이 아니라 약을 병행할 때라는 신호로 보는 편이 맞다. 약을 시작할지, 언제 시작할지는 혈압 수치만이 아니라 위험도를 함께 따져 의사가 판단한다.
생활요법은 서서히 관리하는 일이지만, 다음은 다른 문제다.
혈압이 180/120mmHg 이상으로 갑자기 오르면 고혈압 위기로 본다. 여기에 가슴 통증, 숨찬 증상, 한쪽 마비나 말이 어눌해지는 등 뇌졸중 의심 증상이 겹치면 생활요법으로 조절할 상황이 아니라 곧바로 119에 연락해야 하는 응급이다.
증상 없이 수치만 180/120을 넘겼다면, 몇 분 안정한 뒤 다시 재본다. 그래도 내려가지 않으면 그날 안에 진료를 받는 게 안전하다. 심한 두통이나 흐릿한 시야가 함께 온다면 미루지 않는 편이 낫다.
정리하면, 초기 고혈압에서 식단·소금·운동·체중은 스스로 눈에 띄게 낮출 수 있는 지렛대다. 다만 그 힘에는 한계가 있고, 수치가 이미 높거나 위험요인이 많다면 약은 대체가 아니라 함께 가는 선택이다. 어느 쪽이든 진단과 약의 시작·조정은 혈압계 숫자와 병력을 함께 보는 의사의 몫으로 남겨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