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일 통과한 응급의료법 개정안은 받아줄 병원이 제때 정해지지 않을 때 중앙응급의료상황실이나 119구급상황관리센터가 우선수용병원을 지정하도록 했다. 병원 찾기를 개인이 아닌 국가 이송체계가 맡고, 병원의 거부 사유를 명시하는 대신 수용한 의료진의 형사책임은 면제·감면한다. 다만 대부분 규정은 공포 후 6개월, 일부는 3년 뒤 시행돼 당장 완전히 가동되지는 않는다.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방지법'으로 불리는 응급의료법 개정안이 10월 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핵심은 중증응급환자를 받아줄 병원이 제때 정해지지 않을 때, 중앙응급의료상황실이나 119구급상황관리센터가 직접 '우선수용병원'을 지정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동안 응급 이송에서 가장 큰 공백은 "받아줄 곳을 찾는 일"을 사실상 구급대원과 보호자에게 떠넘겨 온 구조였다. 이번 개정은 그 책임을 국가가 운영하는 상황실로 옮긴다.

Mikhail Nilov
가장 큰 변화는 병원을 찾는 주체다. 지금까지는 구급대원이 환자 상태와 지역 이송체계를 보며 병원에 일일이 연락했고, 거절당하면 다음 병원을 다시 수소문했다. 병상이 없거나 담당 의료진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이 반복되면 그만큼 시간이 흘렀고, 그 사이 구급차가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개정법은 이 과정을 지역 단위의 국가 이송체계로 바꾼다.
| 구분 | 기존 | 개정 |
|---|---|---|
| 병원 찾는 주체 | 구급대원·보호자 개별 수소문 | 상황실·119가 우선수용병원 지정 |
| 병원 수용 책임 | 명확한 의무 규정 약함 | 거부·기피 사유를 구체적으로 명시 |
| 의료진 형사책임 | 임의적 감면 | 필요적 감면·수용 시 면제 |
개정법은 병원이 환자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면 이를 실시간으로 상황실에 알리도록 했다. 거부하거나 기피할 수 있는 사유도 구체적으로 정해, "일단 안 된다"는 식의 거절을 줄이려는 취지다.
의료진이 지는 부담도 손봤다. 기존에는 응급진료 과정의 형사책임 감면이 재량에 맡겨져 있었는데, 개정법은 이를 의무 규정으로 바꿨다. 특히 우선수용병원으로 지정돼 환자를 받은 경우에는 형사책임을 면제한다. 병원이 "받으면 책임만 커진다"는 이유로 주저하지 않도록 한 장치다.
다만 현장의 걱정도 있다. 중환자 병상과 수술실 사정은 분 단위로 바뀌는데, 병원이 수용이 곤란했음을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는 지적이다.
제도가 바뀌어도 첫 단계는 그대로다. 위급하면 119에 신고하고, 환자의 증상과 의식 상태, 복용 중인 약이나 지병, 위치를 최대한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 이송 결정의 출발점이다. 보호자가 직접 여러 병원에 전화를 돌려야 한다는 부담은 줄어들 여지가 생겼다. 달라지는 점은, 적정 병원을 못 찾아 구급차가 떠도는 상황에서 상황실이 병원을 지정해 개입할 근거가 생겼다는 것이다.
확인해 둘 점도 있다. 법은 통과했지만 대부분의 규정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나야 시행되고, 응급실 2인 1조 24시간 근무체계 같은 규정은 공포 후 3년 뒤에 적용된다. 즉 제도가 당장 완전히 가동되는 것은 아니다.
지정 권한이 생겼다고 해서 뺑뺑이가 저절로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받을 병상과 인력이 실제로 뒷받침될 때 효과가 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제도의 틀은 마련됐고, 이제 남은 것은 시행 시점과 현장 여건을 함께 지켜보는 일이다.